<제주의 블로거를 만나다-3>

"오히려 도민들이 제주에 대해서 잘 몰라…토박이가 할 수 있는 얘기 들려주고파"

제주를 담는 토박이 '촌장' 김철홍씨

 

-닉네임이 왜 촌장인가? 

대정읍 중산간 신평리에서 태어났다. 70년 개띠다. 내가 나고 자라는 고장을 위해 뭔가를 하고 싶다는 뜻을 담았다. 그런 의지가 읽혔기 때문일까. 세계자연유산센터 서포터즈, 제주도블로그기자단 단장 등 다양한 역할을 맡기도 했다.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를 보면 그동안 제주의 아름다운 모습을 많이 담아왔다. 현 제주 모습을 보면 어떤가? 

원희룡 지사에 대한 기대가 많았다. 하지만 해결한 것이 단 하나도 없다. 오히려 문제들이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수도, 쓰레기, 교통, 부동산 문제... 단 하나도 풀지 못하고 있다. 사람이 느는 것이 근본 문제인데 원희룡 지사는 이 좁은 제주에 사람들을 더 많이 불러 모으려 하고 있다. 30평짜리 아파트에 100명이 오면 감당이 되나. 10명 정도의 손님이 오면 제대로 대우해줄 수 있겠지만 감당하지 못할 수준이 되면 화장실이 넘치고, 손님들은 쉴 곳을 잃게 된다. 

 

-행정에 대해 어떤 말을 하고 싶나? 

행정이 할 것은 하나도 안 하면서 주민들만 옥죈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하수처리장, 쓰레기매립장 등 인프라를 완벽하게 구축해 놓고 제2공항이든지, 오라관광단지든지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제주국제공항에서 1~2분마다 비행기가 뜨고 있다. 사람이 너무 많은 것이 제주의 근본적인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야 된다. 

 

-제주의 어느 부분이 망가진 것이 가장 마음 아픈가?

워낙 총체적인 문제라 어느 하나 고를 수 있을까 싶다. 마지막 보루인 오름과 중산간까지 개발되고 있다는 사실이 아프다. 람사르 습지로 지정한 동백동산 사파리를 짓겠다는 발상을 보면 정말 할 말이 없다. 제주에 오는 관광객들은 자연을 보러 오는 것인데 정말 해도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 

 

-행정이 잘 하는 것은 없을까. 

한라산 입산료가 2만원으로 얘기되고 있다는데,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줄어들면 자연은 살아난다. 사람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산이다. 

 

-제주도와 서귀포, 제주시 등에서 SNS기자단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다른 SNS서포터즈들에 비해 제주도블로그기자단의 블로거 선정 기준이 뛰어나다. 상업적 블로거들을 배제했다. 블로그기자단은 도정 행사들을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행정을 보는 눈을 갖고 있어야 한다. 우리는 홍보실 사람들이 아니다. 잘못하는 것은 잘못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김유아 주무관(전 소통정책실)은 블로거를 선정하는 기준이 합리적이었다. 제주시나, 서귀포시 서포터즈를 선정할 때도 합리적인 기준이 있어야 한다. 행정에서 진행하는 서포터즈 제도가 상업 블로거들에게 공신력을 부여하는 수단으로 전락하기 직전이다. 

 

-블로그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2010년부터다. 그때부터 이주민의 증가가 뚜렷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블로그 등 SNS는 토박이보다는 이주민들이 관심을 많이 갖고 활용한다. 모이는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이주민들이 원주민들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다. 궨당문화로 인해 제주사람들이 텃세가 심하다는 것이다. 제주도민들의 텃세를 말하는 것은 부당한 면이 있다. 일종의 딱지붙이기다. 제주 사람들은 제주에서 계속 살아갈 사람들이다. 어디로 떠난다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이주민들 역시 그룹을 만들고 경계를 짓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주민들은 또한 이주민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잖은가. 그러니 이런 문제로 대립각을 세울 필요는 없다. 

 

-블로그를 하면서 제주 토박이로서 느낀 점이 있다면? 

이주민들은 새 인생을 살려고 제주로 옮겨 오는 사람들이다. 절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한다. 제주를 잘 아니까 제주를 잘 이용한다. 도민들은 오히려 제주도에 관심이 없다. 그 이유는 정작 도민들이 제주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제주의 가치를 잘 모른다. 실질적인 제주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제주에 대해서 이주민들보다 더 잘 이야기하고 싶었다. 지금도 그렇다. 제주 토박이로서 하고 싶은 얘기를 하자, 그런 생각으로 접근했다.

 

-토박이로서 무엇을 알리기 시작했나. 

막상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제주에 대해 내가 정말 모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제주가 언제 생겼는지부터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용머리해안은 언제 생겼는지 찾아보았다. 돌하르방의 역사와 실태에 대해 알아보며 그것에 대해 썼다. 어렴풋하게만 알고 있던 4.3에 대해 제대로 공부를 시작했다. 블로그를 하며 제주를 알게 됐다. 역사를 소중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왜 제주를 보물섬이라고 말하는지 알게 됐다. 

 

촌장 김철홍씨가 운영하는 블로그, 날마다소풍.(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6525498&logNo=220663735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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