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경제가 위태롭다. 그냥 때가 되면 하는 얘기도 아니고, 한두 사람의 넋두리도 아니다.

우선 자영업자들이 아우성친다. 임대료와 인건비가 상승하는데, 매출은 갈수록 떨어진다는 하소연이다. 종업원을 줄이고 자신의 노동량을 늘려도 오지 않는 손님과 오르는 인건비는 잡을 도리가 없다. 폐업을 고민하는데 인수자가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영업을 한다는 가게들이 한두 곳이 아니다.

건설업 종사자들은 더 괴롭다고 한다. 부동산 거품이 한꺼번에 꺼진 자리에는 미분양 주택과 밀린 공사대금만에 남았다고 한다. 평당 900만원을 호가하던 주택 공급가를 600만원대로 낮췄는데도, 매기가 없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주택이 없어서 난리였는데, 격세지감이다.

제주 수산업의 한 축을 담당했던 어류 양식업자들도 고통을 호소한다. 경기불황으로 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외국산 어류들이 우리 식탁을 잠식하고 있다. 와중에 인건비와 사료 값은 꾸준히 상승한다. 사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울려 퍼진다.

양돈업계도 마찬가지다. kg당 6~7000원 하던 공판장 시세가 5000원 아래로 떨어졌다. 소비 감소세는 지난 추석 이후 도드라졌다. 업계에서는 소비부진이 경설경기 침체 등 다른 분야가 안고 있는 문제들과 맞물려 있어서 자칫 침체가 오래 지속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관광업계는 난리다. 호텔과 폐션 등 숙박업소에는 파리만 날린 지 오래다. 10만원하던 객실당 요금을 5만원 이하로 내렸는데도 손님이 채워지지 않는다. 업소 주인들을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사업을 정리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 와중에 서귀포 이마트가 매장을 확장한다고 한다. 서귀포시청은 이를 수락하고 업체는 곧 사업을 추진하려는 분위기다. 경기침체로 골목상권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인데, 시가 지역경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양윤경 시장은 지역 상공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서귀포 지역 경제가 위기에 처했다며 서귀포가 이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하지만, 일선 행정 담당자들은 위기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는 느낌이다. 어쩌면 양윤경 시장의 발언이 그냥 립서 비스일지도 모른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자칫 어려움이 장기간 지속되면, 지역 상공인들의 연쇄 폐업이 현실화될 지도 모른다. 시청이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요식행위로 진행하는 간담회나 포럼 등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역 축제를 개최하고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뻥튀기해 발표하는 등의 낯 뜨거운 행태는 이제 중단해야 한다.

냉정하게 지역의 처지를 돌아볼 때다. 민생에 위기는 이미 왔는데, 해결책을 책임지고 찾아보겠다는 리더가 없다면 그게 진짜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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