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유업 받들기 위해 설립했다는 카페 E.P.L

카페 E.P.L의 내부(사진은 오성희 객원기자)

제주도에 관광객들이 많이 늘면서 서귀포 지역에도 수많은 카페가 생겨났다. 보통 올레길이나 유명 관광지 주변, 바다뷰가 멋진 곳에 주로 자리를 잡는다. 그런데 카페 E.P.L은 의외로 한적한 어촌마을 위미리에 자리 잡았다. 커다란 나무와 넓은 정원, 멋진 조명이 인상적인 곳이다. 카페명이 특이해 주인이 축구 마니아인가 하는 착각이 든다. 알고 보니 E.P.L은 Eat, Play, Love의 이니셜 약자였다. 먹고 놀고 사랑하는 일이란 바쁘고 지친 현대인에게 정말 필요한 요소 아닌가?

E.P.L이 위치한 곳은 원래 오정협 대표의 할아버지(故 오남연 교장) 생가였다고 한다. 오정협 대표는 화예 관련 사업을 하다가 위미를 알리고 싶었던 할아버지의 뜻에 따라 이곳에 카페를 차리게 됐다. Eat, Play, Love라는 카페의 이름도 할아버지의 일기장에서 자주 보이던 문구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E.P.L에 가보니 3대째 키우고 있다는 100년 가까이 자란 커다란 나무와 넓은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뒤편 정원에는 아직은 먼 봄을 맞이하기 위해 겨울을 보내는 중이었다. 카페 건물은 유명 디자이너가 건축한 듯한 현대적 느낌을 물씬 풍기면서도 2층 천장의 나무장식은 한옥의 처마와 비슷하다. 손님들이 겨울철 실외에서도 즐길 수 있게 나무 난로를 피워둔 부분도 손님에 대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위미모카와 버터프리첼, 소세지 페스츄리(사진은 오성희 객원기자)

카페 1층은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레스토랑이었다. 조명과 소품들 하나하나에 신경을 쓴 듯 카페가 아니라 고급 레스토랑에 온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넓은 창으로 시야가 트여 있어 창밖의 정원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메뉴에도 ‘제주 보말 전복 리조또’, ‘흑돼지 고르곤졸라 스테이크 리조또’, ‘황게 크림 파스타’ 등 제주산 식재료를 주로 사용한 점이 눈에 띄었다. 카페에서 쓰이는 모든 허브와 감귤은 근처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것들을 사용한다. 2층 베이커리 카페는 1층과 달리 현대적인 분위기로 꾸며놓아 전혀 다른 곳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베이커리에서는 매일 아침 새로 빵을 구워 당일 구워진 빵만을 판매한다. 아인슈패너를 재해석해서 크림을 흑임자와 블랜딩해 맛을 낸 ‘위미슈패너’, 발로나 초콜릿을 쓴 ‘위미모카’, 직접 재배한 감귤을 착즙해 만든 ‘위미주스’등 시그니처 메뉴에서 위미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위미모카 한 잔과 버터프리첼을 주문했다. 달콤한 모카 커피가 버터와 부드럽게 어우러졌다. 맛과 분위기는 만족할 만한데, 솔직히 가격에는 부담이 있다.

3층은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과 야외 테라스로 되어있다. 한쪽 벽면이 실내정원처럼 꾸며져 있고 화려한 꽃으로 장식된 포토존도 볼 수 있었다. 3층에서 외부계단을 통해 루프탑으로 올라가면 위미항과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봄이 오고 날씨가 풀리면 이곳에서 풍경을 즐기며 커피를 마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도민상생을 추구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방문 차량들이 도로변에 많이 주차해 주민들의 불편함이 많았다. 그래서 E.P.L에서는 새로 주차장을 짓는 등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신분증을 지참하고 카카오톡 카페이피엘 채널에 가입하면 도민할인도 받을 수 있다. 고된 일로 지친 도민을 위해 매주 목요일마다 ‘괸당 Day’란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특정 상품의 1+1이나 베이커리 전 제품 할인 등 매주 다른 이벤트를 제공한다. 자세한 프로모션 내용은 카카오톡 카페이피엘 채널에서 확인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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