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회 오석학교 상록예술제 24일, 전시회· 체험 등

‘그리운 당신에게 처음 펜을 들었소. 당신이 계실 때는 싸움도 많이 했지만, 당신이 가고난 뒤  이렇게 빈자리가 클 줄 몰랐소. 언젠가 우스갯소리로 당신이 나에게 감춰놓은 다이아몬드 같다고 했지요. 거짓말인줄 알면서도 그렇게 싫지는 않았지요. 그렇게 말해주던 당신이 정말 고마웠어요. 지금 나는 당신이 고마운 줄 알면서 잘 살고 있답니다.’

‘만학도들의 배움터’ 서귀포오석학교의 새날반(문해 2단계)에 다니는 한 할머니가 쓴 ‘그리운 당신에게’란 제목의 편지글이다.

서귀포오석학교(교장 양봉관)가 24일 교내에서 '꿈 찾아 인생 찾아 오석으로' 주제로 축제 한마당 제38회 상록예술제를 마련했다.

오석학교 학생회가 주최하고, 오석학교 자원교사협의회가 후원한 이날 행사는 학생들의 지난 한 해 교육활동을 돌아보고, 2015년도 한 해를 알차게 계획하고 배움에 대한 열망을 가다듬고자 마련된 행사다.

이날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교내에서 치러진 1부에서는 친환경 비누 만들기, 다육이 화분 심기, 팥씨 만들기, 친환경 수세미 뜨기 등 무료 체험관이 운영됐다.

작품 전시회를 겸한 일일찻집, 알뜰장터, 추억의 사진 촬영, 오락게임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재학생과 교사, 수업보조에 참여했던 자원봉사 학생 등 참가자들의 추위를 녹여줄 떡국, 순대, 돼지고기, 어묵 등 간식도 제공됐다.

이어 오후 4시 동홍아트홀에서 진행되는 2부 행사에선 '다함께 차차차' 노래경연대회, 오석음악단 공연, 민요공연 등의 다양한 공연 및 행운권 추첨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오석학교 교사와 학생, 자원봉사 학생들에게 1년 중 가장 즐거운 축제다. 비록 여느 학교와 달리 소풍이나 운동회 등은 없지만, 세대를 뛰어넘어 배움의 열망을 다져왔던 모든 식구들이 문화예술과 체험활동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접하고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자리가 됐다.

일일찻집 공간에는 처음으로 글쓰기 작품을 남긴 할머니들이 일찍부터 나와 다소 쑥스러운 표정으로 전시장을 찾은 고객들이 자신들의 작품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릴지 자못 궁금해 했다.

앞마당에선 자원봉사로 참여하는 교사와 청소년들이 실내 골프와 닥트 등을 함께 즐기면서 웃음소리가 넘쳐났다.

친환경 비누만들기 공간에선 할아버지, 할머니에서 손자손녀까지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면서 환경의 소중함을 체험했다. 친환경 비누가 아토피와 여드름 치료에 효과가 높다는 강사의 홍보에 어린이, 청소년들의 참가가 넘쳐났다.

알뜰장터 코너에선 중고 의류와 소품, 서적 등은 물론, 후원업체에서 기증한 장아찌 등 반찬류가 저렴하게 팔리면서 인기를 끌었다.

양봉관 오석학교 교장은 “오석학교 식구들은 비록 반복되는 교육활동이지만 사랑의 마음을 나누면서 함께 행복하게 지내려 한다”면서 “배움을 통해 즐거운 삶을 살기위해 오석학교로  발걸음을 옮겨달라”고 말했다.

서귀포오석학교는 제주도교육청 등록 학교형태의 평생교육시설로, 1967년도 개교해 지역주민의 문화교양 함양과 성인 문자해득, 문해정보화 교육에 선도적 역할을 해 오고 있는 문해교육기관이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