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읍 의귀리 귤밭과 주택들만 있는 곳에 메밀로 만든 국수 가게가 생겼다. 이곳 주인장은 김혜진 씨 부부. 두 아들과 함께 귀촌한 가족은 이곳 가게 자리에 둥지를 튼 지 5년이 됐다.
 

작은 귤밭과 창고 그리고 옛날 돌집이 있던 터에 들어와 하루하루 조금씩 사는 공간을 주인장 부부가 손수 고쳐나갔다.
 

지금 식당 공간으로 쓰고 있는 곳은 14평의 돌집이었던 공간으로 최대한 돌집을 그대로 살려 공사했다. 처음 주인장 가족이 이주했을 때, 부부 모두 전공을 살려 요식과 관련된  직장 생활을 했기에, 이주 처음부터 식당을 하기 위한 자리는 아니었단다. 그들이 제주의 생활에 익숙해지며 귀촌 생활을 자리 잡기 위한 노력으로 23년 쉐프 경력의 바깥 주인장이 주방을 맡고 오랜 시간을 들여 천천히 음식점의 공간을 만들어갔다.
 

이곳에 의귀리 부부 막국수가 문을 연 지는 이제 한달여 남짓.
 

평소에도 메밀 음식을 좋아했던 바깥 주인장의 기호와 건강식품이기도 한 메밀로 메뉴 개발을 했다.
 이곳에서는 메밀물막국수, 비빔막국수, 온메밀국수, 메밀피자를 만들어 판다.천연 재료를 이용하고 과일을 이용한 단맛으로 이 집의 맛의 비결은 비빔 장맛이다.
 

메밀물막국수와 비빔막국수에 들어가는 비빔 장은 메밀국수의 꽃이라 하겠다.
 

양지로 육수를 낸 메밀물막국수 그리고 멸치로 육수를 낸 온메밀국수는 모두 국물맛이 깔끔하다.
 

이곳의 특별한 음식으로 메밀피자가 있는데, 찰기가 떨어지는 메밀을 이용한피자 도우를 만들기 위해 쉐프 출신인 주인장이 여러 연구 끝에 맛있는 도우가 탄생했다.
 자연치즈 모짜렐라를 얹어 깔끔하고 상큼한 맛이 주가 된 메밀피자는 식어도 딱딱해지지 않고, 도우 끝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간판도 동네 길을 지나가다 유심히 살펴봐야 할 만큼 화려하지 않다. 소박한 나무에 글씨를 새겨 넣은 간판이다. 마치 이곳이 식당일까 싶을 만큼 가게로 들어가는 길목은 누구네 집을 들어가는 듯 소박하다.
 

가게 앞을 오가는 동네 주민들의 우연한 발걸음이 두 번, 세 번 이어지는 곳이란다.
 

많지 않은 가짓수의 반찬이지만, 하나하나 정성이 들어간 반찬이다. 직접 쑨 도토리묵과 반찬으로 나오는 메밀전. 반찬으로 내놓으려고 더덕과 매실 장아찌를 준비하고 있단다.
 

내오는 물도 따뜻한 메밀 차다. 기본 제공되는 음식들이 모두 정성을 들인 건강한 음식들이다.
 

메밀이 찬 성질의 음식이다 보니, 저녁에는 속이 불편할까 봐 낮에만 영업한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 반부터 오후 2시 반까지.
 

집과 가게의 소담한 모습, 주인장 부부의 편안한 인상만큼 이곳의 한 끼 식사는 느긋한 마음을 덤으로 준다.
 

태생이 도시 사람이었던 주인장들은 제주 시골 생활 5년차의 삶이 편안하고 좋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인 두 아들 모두 도시에서의 삶보다 이곳 삶을 더욱 만족해한다고. 자연과 어울리는 법이 아직은 서툴지만, 조금은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모습 그대로인 곳에서 하루하루 자연과 어울리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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