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개업 / 로스터리카페愛드립

외돌개에서 서귀포여고 방향의 올레 7코스에 있는 예쁜 펜션 건물에 오소록하게 자리잡은 카페가 있다. 이곳의 주인장은 정영주씨. 올망졸망 예쁜 세 아이와 함께 이제 갓 제주살이를 시작한 새내기다. 제주살이를 시작하게 된 건 남편의 바람이었다. 세 명의 아이와 함께 시작하는 제주의 새로운 삶은 낯설기도 하지만, 새로운 도전이었다.
 

다복한 가족이 제주로 이주한 것은 작년 10월. 제주 이주 전, 한 달 살기 등을 통해 제주에서의 삶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모든 삶의 환경이 도시에서와는 달라졌지만, 예쁜 세 아이와 함께 제주에서의 삶에 적응 중이다.
 

기존에 있던 커피 가게를 인수 받아, 새롭게 운영을 시작한건 이제 2달 남짓 됐다.
카페 이름처럼 이곳의 커피는 가게에서 직접 생두를 로스팅해 원두의 신선한 맛이 살아있다. 이곳만의 커피맛이 좋아 찾아오는 이도 있다 한다. 생두를 볶고, 갓 구운 원두로 커피를 내리면 커피향이 가게 안 가득, 열린 창을 통해 동네길을 향긋하게 채운다.
 

이곳 주인장은 이주하기 전, 10여 년 동안 아로마테라피스트로 활동을 했었다. 첫째 아이가 아토피를 겪어 천연 제품의 수제비누 등을 만들기 위해 직접 배우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녀가 만드는 제품은 천연수제비누, 소이캔들, 세이석고, 디퓨저, 차량용 방향제 등이다. 그녀는 그녀의 재능을 나누고 싶어 아이들 학교 혹은 동네 그리고 카페에서 클래스를 열고자 구상중이다.
 

카페 앞길에는 올레꾼들이 많이 지나다닌다. 차 한 잔 하기위해 가게에 들어오는 올레꾼들에게 그녀는 작은 배려를 선물한다. 그녀가 직접 만든 수제비누를 여행꾼들이 간편하게 쓸 수 있는 크기로 만들어 전해준다. 여행길에서 이런 작은 비누가 유용할 것 같다는 그녀는 배려하는 작은 마음을 나눈다.
 

커피를 마시러 들린 손님들에게 작은 디저트가 준비되었다. 달콤한 것이 먹고 싶다는 손님들 간의 대화를 놓치지 않고, 따뜻한 차와 함께 마시멜로의 달콤한 디저트를 준비했다. 손님들의 대화도 허투루 놓치지 않고 따뜻한 마음을 내어준다. 이런 주인장의 작은 마음 씀씀이가 손님들에게는 작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곳 로스트리애드립 카페가 더욱 매력적인 것은 이곳에 파는 요깃거리들이다.
올레길을 걷거나, 휴식을 취하고자 잠시 나온 길에 식사를 하기는 부담스럽고, 무언가 요깃거리가 있으면 싶을 때 이곳 로스터리애드립 카페에 준비된 어우동. 숙주라묜, 한줄피자, 그냥떡볶이와 같은 요깃거리들은 무척 반갑다.
  

뱅쇼라고 알고 있는 음료의 이름을 특성 있게 풀어놓았다. 계따와도 역시 주인장의 레시피로 만들어 내놓는다.
 

따뜻한 봄이 성큼 다가와 카페의 전면을 개방하면 탁 트인 바다와 범섬, 선명히 보이는 한라산, 살랑대는 바람결에 실려 오는 봄 내음이 더 없이 좋다.
 

서귀포시내에서 신시가지로 가기 위한 2차선의 도로는 숲길을 지나고 언덕길에서 한 눈에 쫘악 들어오는 바다 풍경이 더 없이 멋진 드라이브길이 된다. 카페를 찾아오는 길목에서, 또한 바다와 한라산을 바라보며 카페에서 마시는 차 한 잔으로 다가온 이 봄, 따뜻한 휴식을 취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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