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충분히 사람들의 발걸음이 많은 곳인 공천포와 쇠소깍, 그 사이에 조용함을 간직한 서귀포의 바다, 망장포가 있는 하례리. 마을 주민들이 물질을 하고 귤밭을 일구는 동네에 화려하지 않지만, 아름답게 잘 꾸며진 하례정원이 있다.

제주가 좋아 제주살이를 시작한 부부는 하례정원과 함께 앤티크 가구로 꾸민 디자인 독채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 후발주자로 시작한 제주살이이기에 제주로 내려오기 7년 전부터 정보를 수집하며 차별화를 둔 펜션을 위해 스파욕조가 구비된 고급 빌라펜션을 컨셉으로 했다. 펜션은 이들 부부가 운영하고 있지만, 하례정원은 전문가의 영역을 존중해 전문 바리스타와 쉐프가 있어 결코, 독채와 곁들어진 식사 공간의 역할만은 아니다.

전문 쉐프가 만드는 스파게티는 샐러드와 식전빵이 함께 나오며, 이곳의 특별 메뉴는 하례정원 스페셜 파스타 이다. 알리오올리오, 로제파스타, 까르보나라, 토마토파스타 네 가지 중에서 두 가지를 선택하고, 한 플레이트에 신선한 전복, 뿔소라, 딱새우, 문어 등 해산물이 토핑된 푸짐한 요리이다. 또한, 많지 않은 종류지만 파스타면을 두 가지로 사용해 소스에 어울리는 면을 선택한다. 식전빵으로 나오는 빵은 흑미빵으로 하례정원에서만 제공하는 빵이다.

식사와 함께 곁들일수 있는 맥주 또한 제주에서 쉽게 접하지 못하는 수제맥주로 밸지안 위트, 엑스트라 스페셜에일, 모카스타우트, 슬로우 IPA 네 가지 종류가 구비되어 있다. 수제맥주 전문 가게와 별반 다를 바 없다.

이곳의 커피 또한 전문 바리스타가 만드는 커피이다. 생두를 구입해, 가게에서 직접 로스팅한다. 바리스타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는 전문가는 커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자신 있고 손님의 취향에 맞추어 커피를 제공한다. 다양한 종류의 드립커피, 그리고 머신 커피 또한 일반적이지 않다. 머신커피일지라도 손님의 취향, 그리고 주변 환경에 맞게 신중을 기해 커피 추출시 진함과 양을 고려해 진한 맛과 연한 맛의 커피를 내린다. 우유가 들어가는 라떼류 또한, 커피 본연의 맛을 중시하고 손님의 기호를 맞춘다.

에스프레소를 칵테일처럼 쉐이크 해서 크리미한 거품과 함께 차게 마시는 커피인 샤커레보와 같은 어디서나 맛볼 수 없는 커피 또한 색다르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주문해서 만드는 흑미빵으로 한라봉 흑미브레드, 제주마농 흑미브레드와 바리스타가 직접 굽는 쿠키 또한 맛이 좋다.

바리스타가 가게에 나오지 못하는 날에는 커피를 팔지 않을 정도로, 이곳 대표는 전문가의 영역을 중시한다. 손님의 주문에 응하지 못함은 죄송하지만, 그럼에도 하례정원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 조차도, 전문가의 손길에서 탄생하는 커피 맛을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많은 메뉴보다, 기본에 충실한 것, 좋은 재료로 맛있게 그러나 결코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편안한 공간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손색없는 하례정원. 요즘은 식사 한 끼, 차 한 잔 또한 힐링의 시간이지 않을까? 그 시간을 선사하기에 충분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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