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7코스가 있는 법환동, 시내에서 바다로 내려가는 번화하지 않은 길목에 '브릿지163'이라고 이름 지어진  2층 건물이 있다. 1층에는 착한 삼춘, 2층에는 네모랑이라는 가게가 있는 곳. 이 건물은 페이퍼토이를 만드는 디자인 파트와 요식업 파트를 함께 운영해 가고 있는 브릿지프로젝트 회사에서 운영하는 공간이다.

브릿지프로젝트는 궁극적으로 아이들 후원을 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기독교방송국에서 만나 해외 선교활동을 하면서 동기부여가 되었다. 개인적인 차원을 떠나 경제적인 활동도 하면서 또 다른 사회적인 목표가 하나 더 있기를 바란 이들이 모여 브릿지163을 이끌어 가고 있다. 현재는 10여 명의 아이들을 후원하고 있으며, 건물 이름처럼 163명의 아이들을 후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네모랑'에서는 다양한 식빵을 맛보며, 페이퍼토이도 감상 할 수 있다.

페이퍼토이는 피규어처럼 개인 매니아층이 두텁거나, 개별 제작을 해서 판매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기에 주로 대기업 캐릭터 프로모션으로 제작 보급됐다. 이런 회사가 제주에 내려오게 된 것은 지금 착한삼춘과 네모랑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오찬희씨의 영향이다. 올레길 초창기 멤버라 할 수 있는 그의 아버님이 제주로 정착하시면서 자연스레 제주를 자주 드나들게 되었고, 그 정서를 간직하고 있던 그에게, 기회가 되어 이곳에 자리잡게 되었다.

1층의 착한삼춘은 흑돼지 근고기로 연탄으로 초벌구이를 한다. 외부에 별도의 보일러실을 마련해 연탄 냄새가 최대한 실내로 유입되지 않도록 하되, 고기 맛은 더해준다. 한식요리를 주로 했던 주방장의 맛깔난 솜씨로 주메뉴인 고기 외에, 점심에는 된장찌개, 김치찌개, 돔베고기, 겨울에는 도새기 국밥 등 다양한 점심 메뉴가 판매되고 있다.

2층의 네모랑은 내 아이에게 먹일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 팔자라는 모토로 위생은 물론 재료에도 공을 들인다. 페이퍼토이인 종이와 연상되는 네모 모양의 빵인 식빵을 주로 판매한다.

식빵의 종류에 따라 천연발효종을 사용하며, 다양한 식빵을 만들고 있다. 이곳의 유명한 식빵은 '수박식빵'. 식빵의 단면은 초록과 빨간색의 예쁜 수박 모양 그대로이다. 크랜베리가 들어간 식빵으로 상큼한 맛을 낸다. 단, 눈에 보이는 것과 같이 수박맛은 나지 않는다고. 그리고 프랑스 버터를 쓰는 기본 식빵인 '네모랑 식빵', 치즈와 할라피뇨가 들어간 '할라피뇨 식빵', 레고초코를 토핑하고 초코커스터드를 넣어 만든 '초코식빵', 오징어먹물 반죽과 체다와 롤치즈가 들어간 '더블치즈' 식빵 등 늘 판매하는 식빵 외에, 네모랑에서는 매달 새로운 식빵 메뉴를 개발해 손님들에게 선보인다.

스콘과 휘낭세 같은 간단한 디저트도 있으며, 일리 커피와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다.

네모랑의 식빵은 다량을 만들지 않기에 방문하기 전, 전화로 문의하는 것 또한 두 번 걸음하지 않는 방법이다.

'브릿지163'은 내년 3월을 목표로, 1층에는 흑돼지 고깃집, 2층은 조용하고 카페같은 작은 횟집, 3층은 네모랑으로 보다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준비하고 있다 하니, 조만간 먹거리가 더욱 풍성해지는 브릿지163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곳에서 내가 먹는 빵 한 조각, 식사 한 끼가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데 쓰여진다면 그 값어치는 더 빛나지 않을까. 고소한 빵 냄새를 타고, 그 사랑이 아이들에게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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