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맛집]‘돌집’

 

유난히 제주 흑돼지 식당이 많은 곳인 성읍민속마을에 since1992년으로 2대째 대를 잇는 ‘돌집’ 식당이 있다.

1980년대 후반, 국내 신혼여행지로 각광을 받던 제주도, 그 중에서도 성읍민속마을은 제주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으로 여행의 필수 코스이다. 지금도 여전히 개별 여행객, 단체 여행객의 필수 코스로 손꼽힌다. 그래서 유난히, 식당이 밀집되어 있는 곳인 성읍민속마을은 몇 십 년 전부터 그리고 지금도 새로운 가게들이 생겨나고 있다. 식당의 규모를 떠나, 성읍민속마을의 식당은 단체 여행객을 위주로 하는 식당과 그렇지 않은 식당으로 구분된다.

1992년부터 시작된 ‘돌집’식당은 15년 동안 단체여행객들 위주의 두루치기 전문식당이었다. 성읍 마을이 고향인 남자와 서울 토박이 여자가 육지에서 만나 결혼하고 이곳 성읍 고향으로 내려와 정착했다. 손수 가게 건물을 지은 주인장은 제주 돌담을 쌓아올리고, 건물 외관도 제주돌로 장식했다. 이들 부부의 맏딸인 최진실씨는 지금 ‘돌집’식당의 2대를 이어 20대 젊은 사장으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때부터 방학기간이나 교류 학생 등을 통해 외국 여러 나라를 다니며 넓은 세상을 경험했던 그녀는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경영학과를 재학하던 중 교류 학생으로 일본에서 학업을 이어갔다. 학교와 집을 오가던 길목, 그녀의 단골집이었던 작은 당고 가게는 일본에서 대대로 가업을 이어오던 가게였다. “일본에서는 변호사이든, 어떤 직업을 갖던 자기가 직업을 갖고 있어도 대를 이어 가게를 이어 받아야 한다면 본인의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가업을 잇기 위해 노력을 한다고 들었어요. 대를 잇는 가업. 그것이 참 제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어요.”라며 20대 아가씨 사장은 소회를 밝힌다.

외국 생활도 하고, 서울에서 공부도 마친 그녀가 왜 다시 제주의 시골, 그녀의 고향으로 내려와 고깃집을 이어받게 됐는지 그녀의 소회 한 마디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젊은 사장은 140석의 넓은 홀을 갖춘 이 식당을 단체 여행객 위주에서 탈피했다. 식당 손님의 70프로가 관광객이지만, 개별 여행객, 도민, 주민들이 찾아올 수 있는 식당을 만들기 위해 고민한다. 서울에서 더 하지 못한 배움에 대한 열의를 제주에서 대학원을 진학해 이론을 다지며 식당 운영의 실무와 접목하고 있다.

게우밥과 들깨수제비

식당이니 맛있는 음식은 당연한 것. 오겹살, 두루치기 등의 고기 음식을 기본으로 하기에 무엇보다 좋은 고기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오랫동안 돌집을 운영해 온 부모님은 그녀의 새로운 의견 제시와 변화를 기꺼이 수용하고 함께 고민해주고 있다. 전복내장볶음밥인 ‘게우밥’도 그녀의 의견으로 새로운 메뉴로 추가됐다. 연령불문, 게우밥을 맛본 손님들은 대부분 만족하신단다.

가게 바로 뒤편이 식구들이 생활하는 집이지만, 식사는 식당에 나와서 한다. 어차피 식당밥이 그들에게는 집밥이다. 가게에서 손님상에 나오는 모든 음식들은 가족들이 먹는 집밥인 셈이다. 그런 마음으로 만드는 음식은 당연히 맛이 있을 수밖에.

“이 식당은 나의 어린시절이에요. 나의 놀이터였고, 내 삶의 터전인거죠.” 미소를 띄며 말하는 20대 젊은 사장에게서 이 공간을 아끼는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다.

대를 잇는 가게, 변함없는 맛, 변함없는 모습으로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 추억의 장소가 되고 싶단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상을 받거나, 기념일에 가족들과 함께 가던 추억의 식당, 그런 장소가 누구에게나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그렇게 한 곳에서 오래도록 누군가의 ‘추억’이 되고 싶은 ‘돌집’이 되고 싶다는 그녀는 지금 그녀의 행보가 부모님에 이어 자신을 거쳐 그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는 탄탄한 징검다리라고 했다. ‘delicious, friendly, happy’를 모토로 한 ‘돌집’. 당신이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한 추억의 식당은 어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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