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사의 수용 "안타깝지만 큰 일 하실 것으로 기대"

김방훈 정무부지사.

김방훈 제주도 정무부지사가 30일 오전,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원희룡 지사가 이를 수용하며, 새로운 정무부지사를 발탁해야할 입장에 놓였다. 내년 지방선거를 1년 앞두고 벌어진 일이라 여러 가지 추측이 무성하다.

제주도는 30일 8시30분, 탐라홀에서 행정부지사 주재로 도정시책 간부회의를 개최했다. 민선6기 공약 이행 사항들을 점검하고 관련부처에 독려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김방훈 정무부지가가 사의를 표명했다. 원희룡 도정 3년이 지나 임기 1년을 남긴 상황이고, 제주포럼과 AIIB연차총회 등 국제행사를 앞두고 있어서, 7월1일 이전에 물러나는 게 적당하다는 게 사의표명 이유였다.

김 부지사는 원희룡 지사가 정무부지사직을 제안할 때 부탁했던 과제들, 이를테면 제2공항이나 환경자원순환센터 건립, 도의회와의 갈등 중재 등이 어느 정도 매듭이 풀렸다는 판단이다. 김 부지사는 "원희룡 도정 마지막 1년은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인물이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한편, 원희룡 지사는 김 부지사의 사의를 수용했다. 원 지사는 30일 오후에 김방훈 지사에게 도정과 임기를 함께하자며 사의를 만류했지만 뜻을 굽히지 않아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원지사는 “매우 안타깝지만 도정의 발전을 위해 더 큰 일을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며, 사의를 수용했다. 원희룡 지사는 임기 1년을 남기고 새로운 정무부지사를 물색해야할 처지다.

김 부시장은 1954년생으로 제주시 한림읍 출신이다. 한림공고와 경일대 산업대학원을 졸업했다. 토목직으로 출발했으나 제주도 도시건설본부장과 자치행정국장, 제주시장까지 보직을 두루 역임했다.

지난 2014년 6·4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도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여론조사 경선에서 원희룡 지사에게 고배를 마셨다. 이후 절치부심하던 김 부지사는 2016년 총선에 출마할 뜻을 비쳤다. 하지만 원희룡 지사가 민선 6기 도정 출범과 함께 기용했던 박정하 정무부지사(전 청와대 대변인)가 총선 출마로 부지사직에서 사퇴하자, 원 지사는 두 번째 정무부지사로 김방훈 부지사를 발탁했다.

김 부지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행정 전문가다. 제주시장 재임 당시에는 시민들의 불편사항을 찾아 해결하는 현장 중심의 행정을 펼쳐 주목을 받았다. 원희룡 도정이 김 부지사를 선임할 때도 "제주 미래 100년을 설계하는 제2공항 건설 현안 업무 추진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그의 행정능력에 기대를 걸었다.

김방훈 부지사의 풍부한 이력 때문에 세간에서는 그의 사퇴를 단순하게 바라보지 않는다. 행정시장과 부지사 다음의 자리, 그리고 그가 도달하고자 시도했다가 접어야했던 도지사직을 향한 관문이 1년 앞에 내다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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