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운동연합 논평, 세계자연유산 취지에 맞게 '보존과 지속가능한 개발' 정책 촉구

성산일출볼. 지난 2007년, 유네스코세계유산위원회는 제주도(한라산천연보호구역, 성산일출봉, 거문오름용암동굴계)를 세계자연유산으로 결정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세계자연유산 지정 10주년을 맞아 논평을 발표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10주년을 맞아 제주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연합)이 공동대표 명의로 논평을 발표했다. 환경현합은 “제주도가 진정한 세계자연유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개발정책을 전면적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환경연합은 지난 10년을 회고하며 “세계자연유산 등재 이후, 통계적으로도 제주도에 대한 인지도 향상과 함께 더 많은 관광객 방문으로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컸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밝히면서도 “등재 이후 10년 동안 ‘보전’보다는 ‘이용’과 ‘개발’쪽에 점점 더 비중을 크게 늘려가고 있는 사례들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환경연합이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한 게 한라산 남벽탐방로 개방과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이들은 “휴식년제를 실시했던 남벽 탐방로를 23년 만에 개방하겠다고 발표하여 큰 논란이 일고 있다”며 “탐방로 개방 자체가 보전보다는 탐방객의 이용에 맞춰져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또, 거문오름용암동굴계는 거문 오름에서 분출한 용암이 흘러가면서 만든 만장굴, 용천동굴, 대섭이굴 등 18개 동굴에 이르는 동굴군락이라고 정의한 뒤, “거문오름은 이 동굴 군락과 함께 ‘선흘곶자왈’을 만들어냈고 선흘곶자왈 아래는 수많은 동굴이 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실제로 선흘곶자왈에서는 이미 올해 초, 다려석산 채석장 사업이 통과가 됐고 최근에는 하마, 사자, 코끼리 등 열대 지역 동물들을 풀어놓는 ‘제주사파리월드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오라관광단지와 제주신항, 제주제2공 등을 거론하며 “거대 토건프로젝트들이 과연 제주자연유산으로 등록된 제주도가 지향하는 것과 모순된 정책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환경연합은 “제주도는 2002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과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2009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지정 등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에 올랐다”면서도 “이러한 화려한 왕관이 지속되려면 진정으로 보전과 동시에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연합은 “제주도가 진정한 세계자연유산의 섬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현재, 제주도의 개발 정책을 전면적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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