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의녀 홍윤애문화제, 8일 유수암리 홍윤애 묘역에서 열려

제5회 의녀 홍윤애문화제가 8일 오전 11시, 애월읍 유수암리 홍윤애 묘역에서 열렸다. 홍윤애를 사모하는 모임이 주최했고, 문화패 바람난장과 양주조씨 대종회가 후원했다. 8일(음력 5월15일)은 홍윤애가 연인이자 유배객인 조정철을 살리기 위해 숨을 거둔 지 236년 되는 날이다.

조원근 양주조씨 대종회장과 홍성수 남양홍시 제주종친회장, 박병식 밀양박씨 제주종친회장, 고태민·홍경희 도의원, 강민철 애월읍장, 김가영 제주문인협회 회장, 부희식 제주교육사랑회 회장, 김수열 제주작가회 회장, 장승연 애월문학회 회장, 오문복 선생 등을 포함해 많은 시민들이 의인 홍윤애의 죽음을 기억하기 위해 모였다.

김순이 ‘홍윤애를 사모하는 모임’ 회장은 인사말에서 “홍윤애는 정조 1년 모반사건에 연루돼 제주에 유배온 조정철을 사랑한 제주 여인”이며, “권력이 쳐놓은 덫으로부터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내기 위해 거짓 자백을 거부했기에 처참한 고문을 받아 죽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홍윤애의 죽음은 역사성이 매우 강렬한 사건으로 이 사건에는 조선의 당쟁과 유배의 모든 요소가 들어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는 제주문인협회가 이 행사를 해왔으나 올해는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지원금을 받지 못해 이를 안타까이 여긴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정성으로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강관보 전 도의회 사무처장은 홍윤애에 대해 “진주에 논개가 있다면 제주에 홍윤애가 있다. 남원에 춘향이가 있다고 하나 그건 한갓 소설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홍윤애는 유배인 조정철을 뒷바라지하다가 그 인품을 존경하게 되고 마침내 사랑하게 되었다. 그가 사랑한 사람은 권력의 정점에 있던 자가 아니라 죄인, 그것도 역모에 연루된 대역 죄인이었는데도 목사 김시구의 회유와 혹독한 고문에도 굴하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버렸다”고 소개했다. 그래서 “권력에 굴하지 않는 고결한 정신과 희생은 제주여성사의 빛나는 금자탑”이라고 극찬했다.

8일이 홍윤애의 음력 기일이기 때문에 전통방식으로 제례를 봉행했다. 초헌관에 김순이 회장이, 아헌관에 조원근 양주조씨 대종회장이, 종헌관에 김원순 제주관광해설사협회 회장이 맡아 고인에게 예를 올렸다.

제관들은 고유문을 통해 “없는 죄를 만들어 씌우려 하는 불의한 권력 앞에서 고문과 저주의 몽둥이질을 받아 몸은 만신창이 피투성이가 됐으면서도 당신의 정신은 푸른 대나무처럼 꼿꼿했습니다”고 고인을 칭송한 후, “홍 의녀님 영령 앞에 옷깃을 여미고 삼가 고유하나이다”라며 위로했다.

홍윤애를 추모하는 다양한 음악연주가 이어졌다. 나종원 색소폰 연주자가 ‘동심초’를 소프라노로 연주했다. 박연술 무용가와 소리꾼 은숙씨가 사모춤과 노래공연도 펼쳤다. 김동연 서귀포관악단 단원은 모짜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622곡 2악장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 주제곡을 클라리넷으로 연주했다. 소프라노 강윤희 성악가가 황진이의 시에 곡을 붙인 가곡 '꿈길'로 홍윤애의 애절한 사랑을 노래했다.

대미는 문선희 시낭송가와 이병훈 연극배우가 장식했다. 이들은 시극 ‘부활하라 사랑’을 통해 홍윤애와 조정철의 슬픈 사랑을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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