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에코파티, 하례1리에서 열려.. 바릇잡이 체험과 하천 트레킹 등 이색 체험

간조와 만조 사이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큰 날을 사리라고 하는데, 제주에서는 이때의 바다를 일곱물이라고 불렀다. 일곱물이면 그동안 좀체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조간대가 드넓게 펼쳐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로부터 일곱물에 고둥과 조개, 해초 등을 잡기위해 갯가로 몰려들었다.

지난 22일(음력으로 5월 29일), 하례리 망장포에 해안선은 멀찌감치 뒷걸음질 치고, 바닷물 속에 잠겼던 풍요로운 보물창고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바다가 차려놓은 풍성한 잔치를 만끽하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망장포 해안을 찾았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자, 제주 대표 생태관광 마을인 하례1리 주민들이 용궁 파티를 준비하고 손님들을 맞았다. 새로운 여행 트랜드로 떠오른 에코파티가 망장포 해안에서 열렸다.

파티는 제주관광공사와 하례1리마을회가 함께 준비했다. 미리 예약을 받은 손님들만 참가할 수 있는데, 예약은 일찌감치 동이 났다. 중복의 폭염에도 불구하고 도내외 관광객과 주민들이 풍성한 잔치를 만끽하며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참가자들은 시원한 소귀에이드 티파티로 심신의 피로와 긴장을 날려 보냈다. 소귀는 하례리 주변 하천에 자생하는 소귀나무의 열매.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이 열매를 채취해 달콤한 음료를 개발했는데, 처음으로 공식 행사에 그 맛을 선보인 것. 참가자들은 소귀나무 열매만큼이나 달콤하고 향기로운 추억을 간직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망장포 마릇잡이 체험이다. 참가자들은 어른과 아이를 막론하고 소라잡이에 심취해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소라를 잡느라 바다에 발을 담그는 일은 보통이고,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참가자들은 채취한 소라를 현장에 마련된 불판에서 즉석 구이로 맛보며 날것 그대로의 제주를 음미했다.

서울에서 참가한 부부는 “이건 정말 도시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파티”라고 말한 뒤 “이런 파티면 참가비와 여행비가 아깝지 않다”고 했다.

체험 프로그램 이후에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인 하례1리 마을이 자랑하는 환상적인 생태관광지에서의 트레킹 프로그램이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참가자들은 유네스코가 제주생물전보전지역의 핵심지역으로 지정한 효돈천과 고살리숲길을 걸으며 때 묻지 않은 원지절경에 취했다. 지역 주민들은 그동안 생태관광을 준비하며 갈고닦은 명품 해설로 여행객들을 만족시켰다.

이날 고살리숲길 트레킹에 참가한 이영주씨는 “제주의 자연이 주는 시원한 바람과 세월이 더해진 자연의 울창함에 제대로 힐링한 기분”이라며 “무더운 여름철 값비싼 워터파크보다 적은 비용으로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이런 생태관광 프로그램이 더욱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번 에코파티를 공동 주관한 하례1리마을회 허은석 이장은 “주민들이 에코파티를 통해 자발적으로 마을 생태관광 활성화에 나서면서 주민주도성이 한층 더 강화됐다”며 “향후 마을 펜션, 식당 운영 등 체류형 생태관광 활성화를 추진하는 데 큰 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에코파티 개최를 통해 마을주민들에게 생태관광 상품 구성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주민주도 생태관광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5회에 걸친 행사 진행으로 에코파티의 명성이 도내·외로 확대되면서 제주 관광의 신규 매력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 : 제주관광공사 지역관광처 740-6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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