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홍동주민자치위, 서홍8경 탐방프로그램 운영

하논 분화구.

서홍동에는 제주감귤 시원지, 지장샘 설화, 도심속의 솜반천, 멋드러진 들렁모루, 대형 분화구 하논, 마을보호수인 먼나무와 녹나무, 그리고 흙담솔 군락의 운치 등 다양한 지역 자원을 가지고 있다. 서홍8경으로 지정된 이곳에는 관광객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안내판을 설치해 지역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서홍동이 최근 운영중인 서홍8경 탐방 프로그램이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홍동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고방협)는 지난 19일 시민, 다문화,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토박이 해설사와 함께하는 서홍8경 탐방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날 참가자가 40여 명에 이르는 등 점차 참가자들이 늘고 있다.

솜반천.

참가자들도 지역민 뿐만 아니라, 제주에 여행온 관광객들도 더러 있었다. 선대부터 이곳에서 지내고 있는 지역민들은 이번 탐방을 통해 이전과 많이 변한 서홍동의 모습을 들여다 봤다. 이주민들은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좀더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하나씩 배우는 시간이었다.

서홍동주민자치위는 지역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키 위해 서홍8경 탐방프로그램을 마련해 지난달 29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운영하고 있다.

탐방프로그램은 서홍8경을 중심으로 한 1코스와 추억의 숲길을 중심으로 한 2코스로 구성됐다. 서홍8경 중 들렁모루는 2코스에 포함됐다.

1코스는 하논에서 출발해 솜반천-흙담솔-온주감귤 시원지-녹나무-지장샘-먼나무-변시지그림정원을 거쳐 서홍마을역사관에서 종료된다.

2코스는 들렁모루를 출발해 추억의숲길 입구-서홍호근경계돌담-말방아집터-사농바치터-삼나무군락지-편백나무 군락지 등 숲길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흙담솔길.

서홍동 관계자는 “지난번 2코스 참가자가 전화해 언제 운영되는지 물어보고 참가한 관광객도 있다”고 밝혔다.

탐방 프로그램은 지난달 29일 시작해 이번이 3회째다. 고방협 주민자치위원장은 “처음에 비해 참가자가 2배 가량 늘었다”면서 “앞으로도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서홍8경 탐방에 참가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날 탐방프로그램은 1코스에서 진행됐다. 1코스는 하논분화구를 시작으로 솜반천, 흙담솔길, 최초의 온주감귤, 녹나무, 지장샘, 변시지 그림정원, 먼나무, 마을역사관 등으로 구성됐다.

이날 오전 9시 동사무소에 모인 참가자들은 준비된 버스를 타고 하논으로 출발했다. 하논은 마르형 분화구로 5~7만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이 기간 지구 기후 변화에 대한 정보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분화구 내부에는 제주에서는 보기 힘든 논이 조성되어 있다. 최근에는 하논을 복원하자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도내에 처음으로 들어온 온주밀감 나무.

솜반천은 천지연폭포의 원류이다. 상류에서 용천수가 나오면서 1년 내내 물이 흘러, 여름철이면 피서객들로 붐빈다. 다양한 식생을 보유하고 있어 그 가치도 높다. 매년 여름에는 청소년 영상문화축제가 열려 무더위를 식혀준다.

흙담솔길은 서홍동 308-1번지 일대 소나무 96그루가 심어져 운치있고 운후한 기품을 품기는 곳이다. 1910년경 고경천 진사에 의해 심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2002년 산림청으로부터 아름다운 마을 숲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보호수로 지정된 녹나무.

제주에 처음 전해진 온주밀감 나무도 서홍동에 있다. 타케 신부는 1911년 제주 자생 왕벚나무를 일본에 보내준 답례로 미장온주 14그루를 받았다. 이것이 제주에 들어온 최초의 온주밀감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나무들 중 1그루가 지금도 서홍동 면형의 집에서 자라고 있다. 면형의 집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수령이 100년을 넘기고 있어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행정의 적극적인 관리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최초의 온주밀감 옆에는 수령 200년이 훨씬 넘은 녹나무가 1994년부터 보호수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또한 변시지 그림 정원 인근에는 먼나무가 마을을 지키듯 거리 한가운데에 떡하니 버티고 있다. 이 먼나무도 수령이 200년 가까이 되고 있는 보호수이다.

보호수로 지정된 먼나무.

서홍동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지장샘이라는 용천수가 나온다. 이 물은 아무리 가뭄이 들거나 큰 비가 내려도 그 양이 항상 그대로 유지된다. 지장샘에 얽힌 재미있는 설화도 있다. 이곳을 방문하면 지장샘 설화를 확인할 수 있다.

변시지 그림 정원은 서홍8경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보호수인 먼나무와 이웃해 있어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변시지 화백은 1926년 서홍동에서 태어나 지난 2013년 타계할 때까지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변시지 화백은 1942년부터 1945년까지 오사카미술학교에서 서양학을 공부했다. 1947년 제33회 일본 광풍회전 입선, 1947년 일본 문부성 일전 입선에 이어 이듬해인 1948년에는 제34회 일본 광풍회전 최고상을 수상하면서 이름을 널리 알렸다.

그의 그림에는 제주의 거센 바람이 들어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 바람과 함께 사는 제주의 사람, 제주의 자연 등을 화폭에 담았다. 특히 휘몰아치는 폭풍을 담은 대작들을 많이 남기면서 ‘폭풍의 화가’라 불리고 있다.

마을역사관 전시관.

탐방 마지막 코스로 찾아간 곳은 서홍 마을 역사관이다. 이곳은 동사무소였던 곳으로, 동사무소가 자리를 옮기자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총 7300만원을 투자해 마을역사관이 조성됐다.

마을역사를 재조명하고, 잊혀져가는 우수한 마을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해 마을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마을주민들이 사용했던 생활도구, 역사자료 등 이 전시돼 있고, 감귤과수원의 농기구와 감귤역사·문화, 산업현장의 발자취, 마을의 설촌유래·마을연대·현황·설화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서홍8경 탐방 프로그램은 앞으로 9월 16일(2코스), 10월 21일(1코스), 11월 18일(2코스) 등 총 3회가 더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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