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분석] 미국 플로리다 오렌지 농가 피해 보도한 ‘델타 팜 프레스(Delta Farm Press)'

허리케인 어마(Irma)가 플로리다 오렌지에 남긴 피해 상황을 보도한 ‘델타 팜 프레스(Delta Farm Press)'의 인테넷 화면.

지난 10일 미국 플로리다에 상륙한 허리케인 어마(Irma)가 플로리다 오렌지 생산에 큰 피해를 남긴 것으로 밝혀졌다. 절반 가까운 열매가 나무에서 떨어졌는데, 오렌지 나무에 대한 피해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허리케인이 오렌지나무 밀도가 높은 서부 벨트를 따라 지나갔기 때문에 현지 생산기반 손상에 대한 우려도 일고 있다.

미국의 농업 전문 매체인 ‘델타 팜 프레스(Delta Farm Press)'는 최근 보도를 통해 “허리케인 어마가 플로리다 오렌지 생산량을 절반정도 파괴했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플로리다의 프로스트프루프(Frostproof)에 소재한 엘리코(Alico) 주식회사의 한 농장에서 “허리케인의 여파로 익지 않은 오렌지들이 땅에 굴러다니고, 꺾이고 갈라진 나무들이 많이 보인다”고 묘사했다. 엘리코사는 미국에서 가장 큰 감귤 생산회사다.

기사에 따르면 허리케인이 닥치기 전부터 플로리다 오렌지 산업은 상당히 위축되어 있었다. 그 원인으로 △감귤 녹화병(citrus greening) △주기적으로 닥친 허리케인의 피해 △오렌지 재배비용의 상승 △브라질산 오렌지의 유입 등을 들었다.

감귤 녹화병은 박테리아에 가까운 미생물에 의해 발생하는 병으로, 병에 걸리면 감귤이 황화현상을 나타내고 기형이 되며 나무가 쇠약하게 된다. 플로리다 감귤 재배인들은 최근에야 녹화병 방제 기술을 도입했다.

플로리다는 미국의 허리케인의 길목이다. 허리케인 찰리(Charley,2004), 프랜시스(Frances, 2004), 지니(Jenne, 2004), 윌마(Wilma, 2005) 등이 남긴 상처가 치명적인데, 그 상처가 채 복구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허리케인 어마가 닥친 상황이다.

미국은 자국 생산량의 58%에 육박하는 오렌지를 브라질에서 수입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자국산 오렌지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는 상황. 국내산 소비가 줄면서 플로리다 오렌지 산업도 어려움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플로리다 오렌지는 연속 4년 생산량 감소를 드러냈다. 그나마 최근 감귤녹화병 방제기술이 보급되면서 플로리다 감귤산업국은 금년 오렌지 생산량이 다소 증가해 올해 307만톤 정도 생산을 예상했다. 하지만 허리케인 어마의 여파로 생산량은 예상을 훨씬 밑돌게 됐다.

허리케인 어마가 남긴 피해규모는 아직 파악도 파악 중이다. 앞서 소개한 엘리코(Alico)사는 자사가 플로리다의 8개 카운티에 소유한 농장의 경우 “오렌지 나무는 대부분 그대로 있지만 열매의 손실은 상당하다”며, “자사가 소유하거나 관리하는 4만7000에이커(약 5762만평)의 농장 전체에 대해 손실을 확인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플로리다의 가장 큰 생산자 조직은 “허리케인으로 플로리다의 오렌지 절반 정도가 떨어졌다”며 “지난 50년 만에 가장 적은 수확을 하게 돼 내년도 오렌지 주스 생산에도 큰 타격을 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플로리다 가운데서도 피해가 가장 큰 곳은 주의 남서부 지역이다. 플로리다 감귤 생산자 연합에 따르면 남서부 지역의 오렌지 열매 50~75%가 폭풍에 떨어졌다. 플로리다의 중심부에 해당하는 게인즈빌(Gainesville) 협동조합의 조사로는 현지 오렌지 30~50%가 손실을 입었다.

뉴욕의 한 시장 분석가는 “피해가 예상보다 컸고 미래의 생산에도 피해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하락하던 선물(futures)시장에서 냉동오렌지나 농축 오렌지주스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매늇 메이드(Minute Maid) 상표를 소요한 코카콜라나 트로피카나(Tropicana) 상표를 팔고 있는 펩시의 비용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오렌지 나무의 피해에 대한 분석은 보고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허리케인 어마가 미국에서 가장 오렌지 나무의 밀도가 높은 플로리다 서부 벨트를 따라 북상했기 때문에 나무에 대한 피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사는 “나무가 열매를 맺으려면 3년, 어느 정도 수확을 보려면 7년이 걸리는데, 그 사이 공급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오렌지 수입량은 15만5000톤으로, 그 가운에 미국산 비중이 94.5%로 절대적이다. 미국산 오렌지 국내 수입관세는 3월 1일 전에는 50%의 계절관세가 부과되고, 이후에는 10%의 협정관세만 적용된다. 따라서 미국산 오렌지 수입은 대부분 3월 이후에 이뤄진다.

지난해 미국산 오렌지의 평균 수입단가는 톤당 1423달러(킬로그램 당 약1700원)이다. 국내 만감류나 오렌지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에 국내 과일시장을 일정정도 잠식했다. 허리케인 어마의 여파로 미국 내 오렌지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봄철에 오렌지와 경쟁하던 청견오렌지나 카라향, 천혜향 등이 내년 봄에는 이전과 다른 환경을 맞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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