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4.3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며 추념기간 광화문 광장에서 불교 관련 영가 위령제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와 제주4.3희생자유족회 관계자들은 10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설정 스님을 만나 70주년 관련 협의를 가졌다.

양윤경 4·3희생자유족회장은 설정스님에게 “제주에서 오는 4월 3일 열리는 70주년 추념식에 참석해 줬으면 좋겠다”고 초청의 뜻을 전하면서 현재 국회에 발의된 제주4·3특별법 개정안 통과에도 도움을 청했다.

설정스님은 “별다른 일정이 없으면 추념식에 참석하겠다”고 답하며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4·3사건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제주4.3 당시 제주도민들의 희생과 함께 불교계도 사찰이 소실되고 스님들이 토벌대에 의해 희생되는 등 커다란 피해를 입었다.

설정 스님은 “무참히 희생된 4·3사건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면서 “이제라도 4·3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 그동안 여기 계신 여러분들이 애쓰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희생자유족회와 범국민위원회가 일을 잘 추진해서 구천에 떠도는 힘들고 외로운 피해자 영혼들을 달래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4.3당시 희생된 영령들이 총무원장 스님을 예방하는 것 자체로 큰 위안을 받을 것 같다”면서 “힘이 되는 소중한 메시지를 잘 간직하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특히 4.3 추념 행사가 지금까지 제주에서만 진행이 되었으나 올해는 제주와 함께 광화문광장에서도 진행되는데, 설정 스님은 희생자들에 대한 위령제를 불교계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키로 했으며 진실 규명을 위해 불교계가 앞장설 것을 약속했다.

한편 이날 불교계에서는 총무원의 총무원장인 설정스님과 제23교구본사 관음사 주지 허운스님, 사회부장 진각스님이 참석했으며, 제주4,3희생자유족회에서는 양윤경 회장, 김창범 유족청년회장, 이상언 전직 유족청년회장, 양성주 유족회 사무처장,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는 김영주 목사(상임공동대표, 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허상수 박사(공동대표), 박진우 교수(사무처장, 경기대)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