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소량 유입된 후 바위에 고착생활하다 최근 환경에 맞춰 대량 증식했을 것으로 추론

하례리 효돈천에서 발견된 민물해파리
유영하는 민물해파리

제주도내 하천에서 민물해파리가 발견됐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몇 차례 발견된 적이 있지만 도내에서는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에서 내창 해설을 하는 한상곤 해설사는 지난 10일, 평소와 같이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효돈천 생태관광 해설에 나섰다. 한 해설사는 수중 생태에 관심이 많은 지라, 그날도 하천 물웅덩이를 유심히 들여다봤다.

그런데 평소와 달리 물속에서 꿈틀거리는 하얀 생명체가 눈에 띄었다. 그동안 말로만 듣던 민물해파리가 물속을 유영하고 있었는데, 크기는 100원짜리 동전 한 개만 했다. 한 해설사는 이 생명체가 ‘소워비꽃모자해파리’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해파리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수면을 떠돌며 생활한다. 주로 물결을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플랑크톤으로 분류된다. 대부분은 바다에 서식하는데, 드믈게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강어귀나 민물에 사는 종도 있다.

효돈천 남내소 북쪽, 민물해파리가 발견된 웅덩이

민물해파리는 지난 1994년 대청호에서 처음 발견됐고, 이후 1998년 경북 안동의 임하호에서, 그리고 2015년 강원도 춘천의 소양호에서 추가로 발견된 적이 있다.

민물해파리는 수억 년 넘게 지구에 서식했기 때문에 ‘살아있는 화석’으로도 통한다. 해파리는 수정란에서 변태를 반복해 폴립형으로 고착생활을 한다. 그리고 폴립형 해파리가 출아해 발생을 거치면 부유형 해파리를 변한다. 유성생식과 무성생식을 교대로 하는 전형적인 세대교번 생물이다.

폴립은 연못의 바닥이나 나뭇가지 등에 부착생활을 하는데, 이때는 크기가 작아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폴립형으로 긴 시간을 보낸 후에 특정 환경이 되면 출아를 통해 부유형 해파리를 만든다.

민물 해파리는 아직까지 총 7종이 보고됐는데, 대체로 수온이 25℃ 전후인 온대나 열대지방에 서식한다.

이와 관련해 국립수산과학원 현창훈 연구원은 “제주도 하천에서 민물해파리가 처음 발견된 것은 최근에 해파리가 외부에서 유입이 됐던지 아니면 오래 동안 폴립형으로 바위에 고착생활을 하던 해파리가 환경 변화에 따라 증식을 반복해 다수의 부유형 해파리로 증식했을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꽤 오래전에 소량이 외부에서 유입되어 폴립으로 바위에 고착생활을 했는데, 당시에는 눈에 띄지 않다가 최근 환경변화에 맞춰 증식을 반복해 모습을 드러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해파리의 증식이 환경변화의 지표가 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현 연구원은 “아직까지 이에 대한 연구가 없기 때문에 답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리고 “민물해파리이기 때문에 바다를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민물해파리는 사람에 해를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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