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농협 조합장 사퇴 투쟁위원회’ 22일 오전 10시, 농협 제주본부에서 기자회견

양용창 제주시농협 조합장의 업무복귀를 비난하는 기자회견 현장.

제주시농협 조합원들이 성폭력 등을 저지른 양용창(65) 제주시농협 조합장의 출근을 저지하고 자신사퇴를 촉구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조합원들은 성범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양 조합장에 대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농협중앙회에 대해서도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제주시농협 양용창 조합장 사퇴 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 위원장 김용효)는 22일 오전 10시, 농협 제주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였다.

투쟁위는 “양조합장이 성범죄를 저질러 1심에서 징역8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는데 고등법원이 10월 15일 보석을 결정했다”며 “양용창 조합장은 조합원과 직원들에게 사과 한 마디 없이 지난 17일에 뻔뻔스럽게 지난 업무에 복귀했다”고 비판했다.

투쟁위는 김용효 위원장이 대신 읽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1심 판결 당시에 법원이 양 조합장이 조합장이라는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입점 업체 직원인 피해자를 간음하고, 인격을 모독했음에도 반성하지 않은 책임이 무겁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하며 “그럼에도 양 조합장은 지금까지도 반성과 사과가 없다”고 비난했다.

투쟁위는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양 조합장은 조합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업무 복귀를 선언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조합장 자리에서 내려와 피해자와 조합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에 대해 조합원과 직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했어야 했다”라고 주장했다.

투쟁위는 “양 조합장이 수감 중 직원에게 면회 올 것을 요구하고, 각 지점을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탄원서를 받아올 것을 지시했다”라며 “양 조합장은 농민과 조합원을 위한 것이 아닌데 자신의 지위를 악용하고 있다” 그리고 “양 조합장이 직원을 폭행하고, 각종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내부에서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업무 복귀는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투쟁위는 “농협중앙회는 비도덕적인 양 조합장이 선출직 조합장이라는 이유로 눈을 감고 있다”고 지적하며 “농협중앙회가 양 조합장의 이사직을 박탈하는 등 징계를 내려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투쟁위는 “양 조합장은 자진사퇴하고 간음죄를 스스로 인정해 피해자에게 사죄하고 내부에서 불거진 직원 폭행과 비리 연루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제주시농협 내 적폐 청산과 불합리한 악행에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용창 조합장은 지난 2013년 7월25일 하나로마트 입점업체 여직원 A(53)씨를 자신의 과수원 건물로 유인해 간음한 혐의로 기소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성폭력특별법 등이 정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혐의로 사건을 수사하고 기소의견으로 사건에 넘겼다.

제주지방검찰청은 양 조합장을 피감독자 간음과 강제추행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는데, 제주지방법원은 지난 6월25일에 1심에서 양 조합장에 대해 징역 8월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양 조합장은 판결에 불복해 광주고등법원에 항소를 요청하고 보석을 신청했다.

그런데 광주고등법원 제주부는 지난 10월 15일에 양 조합장의 방어권 보장 등을 고려해 보석을 허가하고 석방했다. 양 조합장은 출소 후 이틀째. 또 법정 구속된 지 근 4개월 만인 17일에 업무복귀를 선언하고 조합에 출근을 시도했는데, 조합원들의 저항에 부딪쳐 마찰이 불거진 상황이다.

양 조합장은 간음과 성추행 등의 혐의를 부인하고,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A씨를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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