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의 도내 행정기관에 대한 사무감사가 16일부터 내달 1일까지 13일간의 일정으로 열리고 있다. 도의원들이 서귀포시 본청이나 읍면동 혹은 부설기관 등에 대해 자료를 준비하고 질의를 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그 가운데 시청 공무원들의 업무 태도가 큰 문제로 떠올랐다. 행정자치위원회 김황국 의원의 지적이 많은 걸 알려준다.

김황국 의원은 올해 가뭄이 심했는데 서귀포시의 밭작물 시설 예산 집행률이 1.7%에 불과하고 태풍이 두 차례 지나갔는데 가시천이나 효돈천 지류 등의 재해예방 예산 집행률이 0%임을 지적했다. 양윤경 시장이 농업인 출신이고 농업에 역점을 두고 있는데도 관련 공무원들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며 우려를 표했다.

감귤관련 예산 가운데 연초에 집행해야 할 예산을 입행하지 않은 일, 시청이 집행해야 할 예산을 읍면동으로 넘긴 일 등 1차산업과 관련해 부서들이 거의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공무원들의 일처리가 고품질 감귤에 깊은 관심을 표하는 시장의 의욕과는 너무나 동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제2공항 주민소통과 관련한 예산은 15%밖에 집행되지 않았고 우회도로 개설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데 실제 집행률이 10%미만이었다. 그리고 주차장 확충에는 예산이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 양 시장은 행정사무감사에 앞서 시민과의 소통에 많은 중점울 두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작 보고되는 내용대로라면 서귀포시청 공무원들이 예산은 넘치는데 일 안하고 노는 사람들로 비춰진다.

이런 상황들은 물론 독립된 권한을 가지지 못하는 행정시와 행정시장 제도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행정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장은 도청에서 지사와 도청 실국장을 만나는 횟수를 늘려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다고 일하기 싫은 공무원들 자발적으로 일하게 할 방법이 있을까? 권한 없는 행정시와 행정시장이 빠질 수밖에 없는 딜레마다.

이제 서귀포시민들이 자치를 선언할 때가 됐다는 판단이다. 지난 12년의 시행착오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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