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고전 맛보기⑧]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Great Gatsby)>

I spent my Saturday nights in New York because those gleaming, dazzling parties of his were with me so vividly that I could still hear the music and the laughter faint and incessant from his garden and the cars going up and down his drive. One night I did hear a material car there and saw its lights stop at his front steps. But I didn’t investigate. Probably it was some final guest who had been away at the ends of the earth and didn’t know that the party was over.

gleam : 어슴푸레 빛나다 / dazzle :눈이 부시게 하다 / vivid : 생생한, vividly : 생생하게 / faint : 희미한, 미약한 / incessant : 끊임없는, 쉴 새 없는

개츠비의 번쩍번쩍하고 눈부신 파티가 나에게는 너무 생생해서 그의 정원과 차도를 오르내리는 자동차들로부터 여전히 음악과 웃음소리를 희미하고도 끊임없이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나는 토요일 밤을 뉴욕에서 보낸다. 어느 날 밤 실제의 자동차 소리를 그곳에서 들었고 자동차 전조등이 앞마당 계단에 멈추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나는 살피지 않았다. 아마도 그건 지구의 반대편에 갔었기 때문에 파티가 끝난 것을 모르는 마지막 손님이었을 게다.

<위대한 개츠비(Great Gatsby)>.

미국은 1차 세계대전 이후 대외적으로는 고립주의를, 대내적으로는 보수주의를 표방했다. 그리고 군수산업에 붐을 일으켜 풍요를 불러왔고, 그 결과로 물질만능주의의 세태에 빠져 있었다. 그런 가운데 그동안 사회를 지탱하던 청교도주의는 자리를 잃었고, 재즈와 춤, 파티, 자동차 등 소비와 향락이 대신 자리를 차지했다.

작가 프란시스 스콧 피츠제럴드(Francis Scott Fitzgerald)는 1925년에 장편 <위대한 개츠비(Great Gatsby)>를 발표하면서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위대한 개츠비>는 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20년대의 미국을 배경으로 한다. 작가는 자유와 평등, 제약 없는 기회, 개인의 권리, 기독교적 윤리 등 미국사회를 떠받치던 ‘아메리칸 드림’이 현대 물질문명 속에서 붕괴되는 과정을 묘사했다.

작품에 등장하는 닉, 개츠비, 데이지, 조던 등은 모두 미국의 중서부 출신들이다. 이들은 과거 조상들이 기회를 찾아 서부로 갔듯이 새로운 개척지를 찾아 동부로 떠났다. 그런데 이들은 새로운 개척지에서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한다. 

주인공 개츠비는 1차 대전에 참전한 사이 사랑하는 연인 데이지를 큰 부자였던 톰에게 빼앗겼다. 개츠비는 자신이 연인을 빼앗긴 게 가난 때문이라고 판단해, 수단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었다.

부자가 된 개츠비는 데이지를 되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톰 부부의 집 근처에 대저택을 구했다. 날마다 그곳에서 파티를 열던 중 데이지와 재회하고 잠시 달콤한 밀회를 즐겼다. 개츠비는 스스로 데이지의 마음을 얻었다고 확신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파국을 맞았다. 개츠비의 차를 운전했던 데이지가 남편 톰의 정부였던 윌슨 부인을 쳐서 사망하게 만든 것. 그리고 갯츠비가 자신의 아내를 죽게 만들었다고 오해한 윌슨이 개츠비를 사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잔인한 ‘학살’은 종결됐다.

그런데 개츠비의 파티에 참석했던 자 가운데 올빼미 눈을 한 남자와 닉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장례식에 나타나지 않았다. 개츠비의 쓸쓸한 장례식은 인간관계를 염두에도 없고 오직 쾌락만을 좇았던 타락한 세태를 보여준다.

소개한 대목은 소설의 가장 마지막 장에 속해 있다. 개츠비의 파티와 사랑, 죽음, 장례식 등 모든 사건을 지켜본 닉이 개츠비의 저택을 바라보는 소회를 기록했다. 사건은 비극으로 끝났고 주인 없는 집만 쓸쓸하게 남았는데, 닉의 귀에는 아직도 시끌벅적하던 파티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리고 개츠비의 생사에는 관심이 없는 어떤 얼간이는 여전히 파티가 열리길 기대하고 개츠비의 집을 방문한다.

개츠비는 미국의 꿈을 상징하는 이상적인 인물이라면, 톰과 데이지 부부는 향락을 좇아 떠돌아다니는 타락한 인물들이다. 개츠비는 데이지를 다시 찾아 과거 행복했던 시절로 되돌아가려 했지만 쾌락만을 좇아 떠돌아다니는 데이지를 꿈의 대상으로 설정한 점, 이상적 목표를 물질적 수단으로 획득하려는 점에서 파국은 필연적이다. 그리고 개츠비의 파국은 자유와 평등, 청교도 정신이 지탱하던 아메리칸 드림의 몰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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