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내 1호 품종 ‘제라몬’ 보급 추진

레몬은 추위에 약해 재배가 제주도에서도 시설 재배만 가능했다. 그런 이유로 그동안 공급이 부족해 소비의 대부분을 수입품에 의존한다. 농촌진흥청이 국내 기후에 맞는 레몬 품종을 개발했다.(사진은 서귀포신문 DB)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우리나라 기후에서도 잘 자라도록 개발한 품질 좋은 국산 레몬 품종 묘목을 본격 보급한다고 5일 밝혔다.

레몬은 지난 2017년 12월 기준 제주 지역에서 약 10.4ha 면적에서 재배되고 있다. 대부분 품종은 유럽의 ‘유레카’와 ‘리스본’ 종이다. 그리고 국내에서 유통되는 레몬의 90% 이상은 외국산이다. 주로 미국과 칠레에서 약 1만6000톤(2017년 기준) 정도가 수입되고 있다.

외국산 레몬을 대체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2000년대 중반부터 품종 연구를 시작해 우리나라 1호 레몬 품종 ‘제라몬’을 개발했다. 제라몬은 농촌진흥청이 지난 2007년에 교배해 2015년 선발했다. 기존 레몬보다 추위에 강한 품종이다. 한라봉이나 레드향 정도의 내한성으로, 서귀포의 따뜻한 지역에서는 노지 재배도 가능할 전망이다.

레몬은 산도가 높을수록 좋은 품종인데, ‘제라몬’은 산 함량이 8.5%로 기존 품종보다 1% 이상 높고, 향이 진하다. 당도는 11브릭스 정도이며 과중은 140g 이내이다. 껍질과 과육은 옅은 황색이며, 과즙이 풍부하다. 수확량은 10a 당 3000~4000kg에 이를 전망이다.

농존진흥청은 지난 2017년에 통상실시를 통해 묘목상에 품종을 보급했다. 묘목상들이 이를 증식해 ‘제라진’ 묘목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부터 보급을 시작하는 ‘제라몬’ 묘목의 구입 관련 문의는 농촌진흥청 감귤연구소(064-730-4143)로 하면 된다. 

감귤연구소 최민주 연구사는 <서귀포신문>과의 통화에서 “아직까지는 ‘제라진’ 품종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 묘목 수요가 많지 않았는데, 이후에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은 국산 레몬 품종의 다양화를 위해 ‘한라몬’과 ‘미니몬’ 품종도 개발했다. 이들 품종은 통상실시 후 2021년부터 묘목을 보급할 계획이다.

‘한라몬’은 가지에 가시가 생기지 않아 재배가 쉽고 과실 당 종자가 평균 1∼2개(기존 품종 10개 내외)로 적어 활용이 편하다. 당도는 8브릭스 정도이고 산 함량은 6.5%에 이른다.

‘미니몬’은 관상용 레몬 품종으로 일 년에 세 번 정도 꽃을 볼 수 있다. 열매가 작아 꽃과 함께 볼 수 있어 가정에서 키우기 알맞다. 생과로도 이용 가능하다.

‘미니몬’ 열매 크기는 40g 정도로 기존 레몬(130g)에 비해 매우 작다. 과실 형태는 동그랗고 껍질과 과육은 연한 황색이다. 당도는 8.7브릭스, 산 함량은 5% 내외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최영훈 감귤연구소장은 “국산 레몬 품종 개발로 외국산 레몬에 대응함은 물론, 신선도를 높여 국내 레몬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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