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반대 수산1리 촛불문화제 5일 저녁 열려

수산1리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주민들.(사진은 장태욱 기자)
걸궁이 길놀이로 문화제 시작을 알렸다.

제주 제2공항 반대 수산1리 촛불문화제가 5일 오후 7시, 수산1리 사무소 앞에서 열렸다. 걸궁이 신명나는 풍악이 마을 구석구석에 울려 퍼진 후 사회를 맡은 오창현 수산1리 청년회장의 “우리가 수산이다, 우리가 제주도다, 제2공항 설러불라”는 구호와 함께 문화제 막이 올랐다.

오만탁 수산1리 이장은 인사에서 “제2공항 반대 4년, 반대투쟁 3년을 맞아 순수한 평화 투쟁의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그동안 주민의 요구를 무시하는 국토부의 모습에 주민들이 허탈을 넘어 분노를 금할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제주도정은 제2공항 상생계획 용역을 발주하고 투기세력을 전면에 내세워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라며 “그 결과는 쓰레기로 넘치고 자본의 투기가 넘치는 제주 밖에 남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고 삶의 터전을 지킬 사람은 우리 밖에 없기에, 제2공항 계획이 전면 백지화될 때까지 주민들과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주 제2공항 반대성산읍반대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우리의 외침을 국토부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오늘 하루만이라도 크게 외쳐보자”고 말한 후 “이후에도 여러분들과 함께 제2공항이 백지화될 때까지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김영주(좌), 강원보(우) 공동집행위원장.

강원보 집행위원장도 “국토부와 원희룡 지사가 우리의 힘에 밀려 우리 뜻을 따를 때까지 압박해야 할 때다”라고 말한 후 “제2공항 반대하는 도민들이 늘고 있다. 더 많은 도민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주변에 설파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주변에 갑자기 제2공항에 찬성한다는 단체들이 늘고 있고, 그들을 부추기는 세력이 있다”라며 “그들에 기죽지 말고 우리를 지원하는 단체들과 힘을 합쳐 싸워나가자”고 말했다.

홍영철 제주 제2공항반대 제주범민행동 공동대표는 연대사에서 “지금 상황이 다급하고 막다른 골목에 몰려서 힘을 합쳐야 할 때인 것은 맞다”면서도 “그동안 성산주민들이 힘차게 싸운 결과 제2공항에 반대하는 여론이 압도적이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제 제2공항이 지어지면 제주도가 망할 것이라는 것을 도민은 아는데 원 지사와 국토부만 모르고 완강하게 버티고 있다”라며 “모지직하게 끝장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강동균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장은 연대사에서 “강정마을 주민들은 10년 동안 해군기지에 맞서 싸우면서 찬성과 반대로 분리돼 엄청난 갈등에 휩싸였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2008년 9월에 국가정보원과 검찰, 경찰, 제주도정 관계자들이 모여 유관기관회의를 열었는데 당시 부지사가 ‘강정마을 주민들을 찬성과 반대로 나눠 싸움을 붙이고 싸움이 나면 경찰과 검찰이 나서 기소하고 사법부는 사법처리하는 방식으로 갈등의 도가니로 몰고 가야 해군기지를 원만히 추진할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강정마을에 건설되는 해군기지와 성산읍에 추진되는 제2공항은 국책사업이라기 보다는 가진자들을 위한 ‘밥그릇 놀이’이다”라며 “제주도민은 가진자들에 맞서 제주도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공연도 이어졌다. 수산1리 댄스동아리 회원들의 신나는 공연이 이어졌다. 20명 남짓한 여성회원들로 구성된 댄스동아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반팔 티를 입고 트로트 선율에 맞춰 신나는 춤을 선보였다.

그리고 주민자치연대 노래동아리 ‘모다정’이 연대공연에 나서 척박한 환경과 모진 역사를 극복하며 살아온 해녀들의 삶을 담은 ‘바당에 나오다’를 불렀다. 

댄스동아리 공연.
주민자치위원회 노래동아리 '모다정'이 연대 공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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