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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 만에 돌에 피어난 ‘요염한 향기와 자태’오정빈 선생 시비 제막식, 11일 열려
장태욱 | 승인 2019.05.14 15:57
흥숙 오정빈 선생의 시 '수선화'가 시비로 제작되어 토평초등학교 인근 소공원에 세워졌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국문 해석판.(사진은 장태욱 기자)
시비 제막식에 참석한 사람들.

흥숙(興叔) 오정빈(吳廷賓) 선생의 시비 제막식이 11일 오전 11시, 토평 초등학교 인근 소공원에서 열렸다. 군위오씨 종친회 영천동회가 행사를 주관했다. 군위오씨 오성휴 제주자치도 종친회장과 오행선 서귀포시지회장, 오한익 영천동회장, 김용국 영천동장, 오창악 영천동주민장치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시비에 오른 작품은 오정빈 선생의 ‘水仙花(수선화)’로, 소전(少全) 오창림(吳昌林) 선생의 필체를 빌려 대중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창림 선생은 흥숙 오정빈 선생의 10대손이자 소암 현중화 선생의 문하생이다.

오창림 선생이 흥숙 오정빈과 작품 ‘수선화’에 대해 참석자들에게 설명했다. 오창림 선생은 “수선화는 우리나라 중부 이북에서는 월동이 어려워 오랫동안 시로만 언급되다가 조선 후기에 중국을 통해 유입되면서 호사가들의 완상물이 되었다”며 추사 김정희가 다산 정약용에게 수선화를 선물한 것과, 평생지기 이재 권돈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제주 토착민들이 수선화를 귀한 줄 모르고 소나 말에 먹인다’고 언급한 일화 등을 소개했다.

그리고 “정의현 최초로 문과에 급제한 오정빈(吳廷賓)은 추사 김정희보다 200년 앞서 수선화를 완상했다”라며 “이태백의 시 ‘청평조사’의 체제를 빌어 지은 2수의 시는 수선화의 싸늘한 은대에 얹어진 금잔의 따뜻한 자태를 모란의 풍려함에 견주고 있다”고 자랑했다.

一花絶艶露凝香(일화절염로응향) 한 송이 요염하게 엉긴 향기 뿜어내니

紅玉精神白玉腸(홍옥정신백옥장) 홍옥 같은 정신과 백옥 같은 마음

微雨輕風流氷上(미우경풍류빙상) 가랑비 미풍에 실려 얼음 위에 미끄러지듯

瑤池王母詫新粧(요지왕모타신장) 요지의 서왕모가 새얼굴 단장하듯

 

花仙如醉人如歡(화선여취인여환) 술에 취한 신선 보듯 기뻐하는 사람 보듯

常得塵人注意看(상득진인주의간) 수선화는 언제나 속세인의 시선을 끌고 있네

何事晩來含艶態(하사만래함염태) 무슨 일로 느지막이 요염한 자태를 머금어

水心亭上倚欄干(수심정상의난간) 수심정 난간에 기대어 피었을까

오창악 영천동주민자치위원장이 시비설립과 관련한 경과를 보고했다. 영천동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 2017년, 문화자산발굴고양사업으로 시비건립 안을 건의했고, 2018년에 이를 확정했다. 그리고 2018년 5월, 소전 오창림 선생이 글을 쓰기로 논의하고 2018년 6월 N석재상에 제작을 의뢰했다. 그리고 2019년 1월에 국문 해석판을 완료했다.

흥숙 오정빈 선생은 조선 숙종 때의 문신으로, 예조좌랑과 전라도 만경현령을 지냈다. 1663년(현종4)에 벽사도찰방 유향좌수 아버지 현과 어머나 고씨의 맏아들로 토평리에서 태어나서 1674년 그의 나이 11세에 대정현 예래촌의 이애길의 집에 유배와 있던 신명규(申命奎)에게 6년간 수학했다. 장성해서는 고만첨 양수영 등과 함께 제주시 가락천(동천)에 유배와 있던 김진구에게 사사하였는데, 김진구의 아들 김춘택과 교유했다.

1687년에 사마시에 합격했고, 1707년 별시문과에 병과로 급제했다. 정의현에서는 일찍이 문과에 급제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고을의 자랑으로 여겼다. 1711년(숙종37) 1월 만경현령으로 부임하고 6개월 여 봉직하다 관아에서 순직하였다.

작품 ‘수선화’는 오문복 선생이 엮은 ‘영주풍아’에 소개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장태욱  taeuk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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