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신문이 만난 사람] 팔씨름 전국대회 체급 2위 차지한 고준용 선수

고준용 선수가 훈련을 하는 모습.(사진은 장태욱 기자)

지난달 26일, 대구엑스코에서 제20회 팔씨름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렸다. 사단법인 대한팔씨름연맹(KAF)이 주최한 대회다.

프로선수부와 아마추어부, 일반부 등 세 영역에서 -70kg급, -80kg급, -90kg급, -100kg급, 무제한급 등 5개 체급별로 경기가 열렸다. 대회에서 서귀포출신 고준용 선수가 일반부 -90kg급에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고준용 선수는 대회가 끝난 후 페이스북에 “제주도에서 우물안 개구리가 되지 않으려고 조금씩 노력했는데, 노력한 것 보다 더 값진 상을 받았다”라며 “더 열심히 연습해서 아마추어, 프로까지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준용 선수는 전국대회 2위에도 만족하지 않고 페이스북을 통해 약속한대로 퇴근 후에는 트레이닝센터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7일 저녁에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에 열중인 고준용 선수를 만났다.

고준용 선수.(사진은 장태욱 기자)

-팔씨름은 언제 시작했나?

“대회 출전을 위해 준비한 건 1년 전부터인데, 중학교 다닐 때부터 매일 팔씨름을 했다. 중학교 2학년 때는 남자 30명 가운데 8등이었는데 매일 하다 보니 3학년이 돼서 우리학교 1등이 됐다. 고등학교 가서도 매일 팔씨름 했는데, 서귀포고에서 끝내 1등은 못하고 2등으로 졸업했다. 그런데 내가 이기지 못한 친구를 대학교에 입학해서 눌렀다”

-중학교 2학년 때 8등 솜씨였는데 1등이 됐다. 팔씨름 실력을 높이기 위해 무슨 운동을 했나?

“그냥 매일 팔씨름을 했다. 팔씨름에 가장 좋은 운동은 실전 팔씨름이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진학했는데 팔씨름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모여서 트레이닝센터에서 운동도 같이하고 인터넷 팔씨름 카페에 가입해서 자세와 훈련법을 배웠다.”

-그럼 대회 출전 준비는 어떻게 했나?

“지난 7월부터 친구들과 팔씨름 클럽도 만들어 연습도 같이 했다. 그리고 카페를 통해 배운 대로 자세를 잡는 법과 기술을 쓰는 방법을 배웠다. 또, 트레이닝 센터에서 근력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운동을 했다.”

-그럼 제주도내에 팔씨름 대회가 있나?

“아직 제주도에는 대회가 없다. 전국에 팔씨름 연맹이 하나 있는데 지난해까지 연 4회 대회를 개최하다 올해부터는 2회로 줄였다. 도내 대회도 없고 전국 대회도 별로 없어서 팔씨름대회에 대해 도내에 알려진 게 별로 없다.”

-그럼 국내에 팔씨름 선수는 얼마나 있나?

“최근까지 팔씨름 대회에 대해 별로 알려진 게 없었는데, 유튜브를 통해 해외 경기가 많이 소개되면서 붐이 일기 시작했다. 올해 대회에는 선수들이 예상외로 많이 출전했다. 아마추어와 프로는 실력이 대부분 알려졌고, 선수가 정해졌는데 일반부는 본인 실력을 알아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참가했다. 체급당 보통 22명씩 출전했다. 다섯 체급이면 100명이 넘는다.”

-체급 2위를 차지했는데, 1위 선수와 기량차이가 컸나?

“첫판에 지고 두 번째 판에 이겨서 1대1은 만들었다. 세 번째 판에 우승이 결정되는데 내가 작전을 잘못 썼다. 상대가 선제공격을 했을 때 내가 잘 버텼다. 그때 역공을 해야 하는데, 상대가 지칠 때 치려고 계속 방어만 했다. 내가 탑롤로 공격했을때 상대가 프레스로 들어왔다. 프레스는 탑롤을 먹는 기술이다.”

-앞으로 어떻게 대회를 준비할건가?

“일단 서귀포에 있는 친구들과 클럽에서 연습할 수밖에 없다. 가끔 카페 회원들이 제주에 출장온다고 연락할 때 만나서 겨뤄보기도 한다.”

-도내에서 최강인가?

“아직까지 겨뤄본 사람들은 다 이겼다. 그런데 소문으로 정말 강한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다. 현장에서 노동을 하신다고 들었는데 정말 최강이라 들었다. 한번 겨뤄보고 싶다.”

-팔씨름 목표가 있나?

“꾸준히 연습해서 30세 이전에 프로 데뷔하는 목표가 있다. 지난번 일반부 입상했으니 다음에는 아마추어 경기에 참가할 수 있다. 아마추어 경기에 출전해서 입상 2회 하거나 우승 한 번 하면 프로대회 참가할 수 있다. 26세니 앞으로 6번은 더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기량 올려서 프로 진출할 수 있으면 좋겠다.”

-프로 선수가 되면 생계가 보장되나?

“그건 아니다. 아직까지는 프로선수라 해도 수입이 없다. 대부분 다른 생업을 가지고 있는데, 그래도 프로선수라고 하면 자부심이 생길 것이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 정식 종목인가?

“아직은 아닌데 머지않아 채택될 것으로 본다. 그리고 미국이나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는 팔씨름 시장이 엄청나다. 그런 나라에서는 유에프씨(UFC) 경기처럼 관중들이 입장료를 내고 팔씨름 경기를 관람하는데 사람들이 엄청 몰린다고 들었다.”

-팔씨름이 어떤 매력이 있나?

“팔씨름은 인대와 근육을 모두 사용하는 스포츠이다. 이런 것을 강화하는 것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렇게 오래 준비하지만 승부는 순간이다. 그 찰나적 승부가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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