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많은 도시들은 종래의 산업이 쇠퇴해가는 위기를 타개하고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스포츠를 하나의 성장동력으로 삼는 스포츠-시티노믹스를 추구하고 있다. 도시들은 스포츠 산업을 도시 경제성장 동력으로 삼아 각종 대회 유치와 시설 건립에 발을 벗고 나섰다.

비슷한 노력들은 해외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호주의 멜버론이 이룬 성과는 특별히 주목을 받는다. 멜버른은 19개의 도시스포츠상품을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스포츠 유산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호주오픈테니스대회에만도 매년 60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정도다.

멜버른이 단순하게 1회성 스포츠이벤트를 유치해 도시 브랜딩을 추구하는데 그친 게 아니다. 호주오픈을 극대화하기 위해 1988년에 멜버른 파크를 전략적으로 건립해 관람객을 두 배 이상 늘렸다. 그리고 1991년에는 메이저 스포츠대회 유치와 마케팅을 전담할 스포츠이벤트 커미션 회사인 ‘멜버른 메이저 이벤트 컴퍼니 (MMEC)’를 설립했다. ‘멜버른 메이저 이벤트 컴퍼니’는 이후 ‘이벤트 캘린더 경영 전략’을 도입해 매월 단위로 연례 스포츠 이벤트를 개발했다. 또, 도시의 문화유산 또는 자연환경유산 등을 연계해 고객들에게 도시가 갖는 매력을 설명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지속가능한 서귀포시 스포츠 발전방안 모색 정책 세미나가 지난 15일에 서귀포시청에서 열렸다. 객석에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이들이 행사장을 찾았다고 하니 스포츠산업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를 읽을 수 있다.

김민철 교수(조선대 스포츠산업학과)의 주제발표 내용이 가슴 아프다. 전국대회나 국제대회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실내체육관 관람석이 4000~5000석이 돼야 하는데, 서귀포시의 경우 가장 큰 체육관이 서귀포고 천지체육관 884석에 불과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대회가 제주시에 편중된다. 제주도에서 연중 200여의 스포츠대회가 열린다. 그로인한 경제 파급효과 770억 원 가운데 서귀포에 떨어지는 것은 75억 원에 불과하다.

서귀포시는 뛰어난 기우조건과 청정 자연환경을 갖춘 천혜의 도시다.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충분한 숙박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스포츠산업의 잠재성은 충분하다.

문제는 체육관과 수영장을 지었지만 대회유치를 하기엔 미비하고 스포츠 마케팅과 대회유치, 진행 등을 도맡은 인재풀이 약하다는 점이다.

늦었지만 좋은 점을 홍보하고, 부족한 것을 보완하면 된다. 남 탓하기보다는 시정과 의원들, 그리고 스포츠인들이 합심해 노력해야 한다. 서귀포신문도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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