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제주생명평화대행진 29일 시작, 성산 거쳐 제주시 향하는 5박 6일 일정

2019년 제주생명평화대행진에 참가하 시민들이 29일 오전 9시에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 모여 출발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은 강문혁 기자)

뜨거운 여름, 강정마을을 출발해 성산을 지나 제주시청을 향하는 평화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한손엔 물병을 또 다른 손엔 깃발을 든 참가자들이 아스팔트 위에 평화의 자취를 남긴다. 주민들은 제주가 자연의 숨소리가 공존하는 생명의 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외쳤다.

2019년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이 29일 오전, 제주해군기지에서 시작됐다. 전국 각지에서 방문한 200여 명의 시민들은 오전 9시에 모여 평화의 의지를 다졌다. 일본 오키나와와 홍콩, 필리핀 등 해외에서 평화운동을 하는 활동가들도 참석해 국제 연대의 뜻을 밝혔다.

참가자들은 오전 9시에 출발기자회견을 열고 평화행진에 임하는 의지를 밝혔다. 이들은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5박6일, 진정한 평화가 사라진 이땅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기 위해 발걸음을 시작한다”라며 “전쟁을 준비하는 제주가 아닌 평화를 평화로 지키는 제주로, 난개발을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제주가 아닌 내일에도 자연의 숨소리가 공존하는 생명의 섬이 될 수 있도록 외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해군기지 추진의 시작부터 건설에 이르는 그 어느 과정에도 기본적인 민주주의는 지켜지지 않았다”라며 “경찰청장의 사과가 있었지만 그것은 경찰이 행한 문제일 뿐 문재인 정부와 원희룡 도정은 정부와 제주도정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진상조사를 즉각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국방부와 해군이 추진하는 제주해군기지 전체 수역에 대한 군사시설보호구역 강행은 중단돼야 한다”라며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면서 군사적 야욕만 드러내는 이 같은 조치는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2공항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문재인 정부는 문제투성이인 제2공항 기본계획 10월 고시를 강행할 것이 아니라 제2공항 사업에 대해 재검토해야 한다”라며 “제2공항의 필요성부터 입지 타당성, 환경파괴 논란, 수요 예측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납득이 되는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원희룡 지사를 향해서는 “국토부의 대변인이 아니라면 최소한 2공항에 대한 도민들의 의사를 집약시켜서 정부에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8년째 이어지는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의 발걸음은 뜨거운 여름의 한복판을 뚫고 가야 하는 쉽지 않은 길이다”라면서도 “이 길을 선택한 것은 이 땅 제주가 전쟁의 기운이 아니라 생명과 평화의 열망으로 전환되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5박 6일의 일정으로 무더위 속에서 남원과 표선, 성산, 구좌, 조천 등을 거쳐 8월 3일 제주시청에 결집한다. 첫날에는 남원생활체육관에, 두 번째 날에는 표선생활체육관에, 셋 째 날에는 성산국민생활체육관에 여정을 푼다. 그리고 넷 째 날인 8월 1일에는 구좌체육관에, 다섯 째 날에는 조천체육관에 여정을 푼 후 8월 3일 마직막 일정을 소화한다.

셋째 날인 31일에는 성산마을 공연단이 참가자들을 맞아 현장에서 중간 문화제를 개최한다. 가수 마로와 김영태, 성산마을 공연단, 놀이패 한라산 등이 환영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그리고 마지막 날인 3일 오후 5시30분부터 제주시청에 범국민문화제 ‘평화와 고치글라’를 개최한다. 엠씨세이모와 극단 ‘경험과 상상’, 임정득, 타카피 등의 공연이 이어지고, 참가자들의 자유발언이 펼쳐진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