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淸秋興(청추흥) 맑게 갠 가을의 흥취瀛洲吟社 漢詩 連載(영주음사 한시 연재) 15
서귀포신문 (영주음사) | 승인 2019.09.22 17:43

淸秋興(청추흥) 맑게 갠 가을의 흥취

▶ 雪城 孫孝滿(설성 손효만)

 

凉風颯颯四隣聞(양풍삽삽사린문) 서늘한 바람 삽삽함을 사방에서 듣나니

禾黍翻金大野雲(화서번금대야운) 곡식들 들녘의 구름처럼 금빛 나부끼네

農老樂豊歌作伴(농노락풍가작반) 늙은 농부 풍년 즐겨 짝을 이뤄 노래하고

騷人探勝詠成群(소인탐승영성군) 시인들은 좋은 곳 찾아 무리 지어 읊는다오

三更傾月露光彩(삼경경월로광채) 삼경의 기우는 달 이슬에 아롱지고

萬里長天鴻影紋(만리장천홍영문) 만 리 긴 하늘에 기러기 그림자 무늬 같네

籬菊芳香陶叟憶(리국방향도수억) 울 밑 향기론 국화 보며 도연명 생각나니

孰從杜興盡心欣(숙종두흥진심흔) 누가 두보의 흥을 따라 기쁨을 다하는가

가을에 고산 수월봉 인근에서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장면이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 解說(해설)

▶文學博士 魯庭 宋仁姝 (문학박사 노정 송인주)

가을은 나뭇잎이 떨어지는 ‘요락(搖落)의 계절이라 쓸쓸함, 공허함을 보통 연상하게 되지만, 이 시는 ‘淸秋興(청추흥)’ 즉 ‘맑은 가을의 흥취’라는 제목으로 읊고 있어서 그 내용과 분위기가 맑고 평이해 누구나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시이다.

이 시는 1구의 두 번째 글자가 평성으로 시작되고 있어서 칠언 율시 평기식의 시가 되고, 운자는 聞(문), 雲(운), 群(군), 紋(문), 欣(흔)이다.

이 시의 수련(1구)에서는 시원한 가을바람이 사린(四隣)에서 불어옴을 말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颯颯(삽삽)’이란 의성어는 바람 소리를 나타내는 말로 청각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 그리고 2구에서는 곡식이 익어 금빛이 나부끼는 들녘을 읊으며 시상을 일으키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는 시각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함련(3, 4구)에서는 풍년을 즐거워하는 늙은 농부의 모습과 승경(勝景)을 찾아 시를 짓는 시인들의 모습을 언급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는 ‘農老(농노)-騷人(소인), 樂豊(락풍)-探勝(탐승), 歌(가)-詠(영), 作伴(작반)-成群(성군)’으로 대(對)를 맞추고 있는데, 위아래 구(句)를 ‘2-2-1-2’ 구조로 글자를 배치해서 시를 읊고 있다.

경련(5, 6구)에서는 밤에 달빛이 이슬에 아롱지는 모습을 읊으며 가을의 맑은 느낌을 전해 주고 있다. 그리고 아득히 먼 곳에서 날고 있는 기러기를 보일 듯 말 듯 한 그림자 무늬 같다고 묘사하며,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 부분도 ‘三更(삼경)-萬里(만리), 傾月(경월)-長天(장천), 露光(로광)-鴻影(홍영), 彩(채)-紋(문)’으로 대(對)를 맞추고 있는데, ‘三更(삼경)-萬里(만리)’에서는 숫자끼리 대를 맞추고 있고, ‘傾月(경월)-長天(장천)’ 부분은 앞의 글자인 傾(경)과 長(장)이 뒤의 글자인 月(월)과 天(천)을 꾸며주는 구조로 글자를 배치하여 대(對)를 맞추고 있다.

미련(7, 8구)의 첫 구(句)에서는 울 밑에 향기로운 국화를 보며, 도연명(陶淵明)을 언급하고 있다. 위진(魏晉)의 도연명은 국화를 무척 사랑했던 시인으로, 그의 <飲酒(음주)> 시를 보면 “秋菊有佳色(추국유가색), 裛露掇其英(읍로철기영), 汎此忘憂物(범차망우물), 遠我遺世情(원아유세정) 가을 국화 색깔 아름다워, 이슬에 젖은 그 꽃잎 따서, 근심 잊는 술잔에 띄워 마시니, 속세를 버린 마음 아득해지네”라고 읊고 있다. 이 시는 벼슬살이로 고달팠던 도연명이 고향으로 돌아와 은거하며 읊은 시로, 국화를 읊은 시로는 최고의 시라고 할 수 있다. 주돈이(周敦頤)의 <애련설(愛蓮說)>을 보면, 국화는 꽃 중에 은일자로, 도연명은 국화를 유독히 좋아하였고, 국화에 대한 사랑은 도연명 이후에는 들은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어서, 국화를 보면 시인들은 제일 먼저 도연명을 떠올린다. 미련 1구에서는 청추(淸秋)에 어울리는 국화꽃을 읊으며, 도연명 끌어와서 시를 쓰고 있고, 2구에서는 ‘秋興(추흥)’이라는 제목으로 8수의 시를 읊은 시성(詩聖)인 두보를 언급하며 시를 마무리하고 있다. 이 부분처럼 고인의 성명을 활용하거나 혹은 관직명, 고사(古事) 등을 시에 끌어와 활용하는 것을 ‘용사(用事)’라고 한다.

서귀포신문 (영주음사)  sgp199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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