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럼비유랑단 6일, 동홍아트홀에서 모노드라마 ‘사랑 혹은 사랑법’ 공연

'사랑 혹은 사랑법' 공연 현장.(사진은 서귀포신문 DB)

28년 전 죽음으로 제주개발특별법에 맞섰던 양용찬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공연 ‘사랑 혹은 사랑법’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강정마을에 둥지를 틀고 활동하는 ‘구럼비유랑단’이 첫 번 째로 기획한 모노드라마인데, 지난 2017년에 처음 공연이 이뤄진 후 대본이 일부 수정되고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오는 6월 오후 3시와 7시에 동홍아트홀에서 열린다. 작품의 연출은 방은미 씨가, 주연은 배우 양승한 씨가 맡았다. 원제목은 ‘제주의 눈물… 살해당하는 것들을 살리기 위한 사랑 혹은 사랑법’이다.

양용찬 열사는 지난 1991년 11월 7일, 우루과이라운드와 제주도개발특별법에 반대하며 자신의 몸에 불을 당겼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제주를 사랑하는 꽃다운 청년의 절절한 심정과 결의가 선명하게 적혔다.

'나는 우리의 살과 뼈를 갉아먹으며, 노리개로 만드는 세계적 관광지, 제2의 하와이 보다는 우리의 삶의 터전으로써, 생활의 보금자리로써의 제주도를 원하기에 특별법 저지, 2차 종합개발계획 폐기를 외치며 또한 이를 추진하는 민자당 타도를 외치며 이 길을 간다’

연극 ‘사랑 혹은 사랑법’은 그의 친구를 화자로 내세운다. 이십여 년이 흘러 제주로 돌아온 친구 고항일은 양용찬 열사와 마주한다. 친구의 고향은 해군기지로 공동체가 파괴된 강정마을이다. 실제 고권일 해군기지반대주민회 공동대표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연극은 실제와 허구, 과거와 현재를 오며 반복되는 잔인한 역사를 폭로한다.

구럼비유랑단은 양용찬 열사가 자신의 몸에 석유를 뿌리던 심정으로 제주도민 모두가 평화의 섬 제주의 파수꾼이 되는 날을 꿈꾼다고 밝혔다. 그리고 제주에서 진행되는 개발광풍에 대한 우려가 홀로 독방에서의 걱정이 아닌 광장의 촛불로 타오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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