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양생물자원 100종 전통지식과 논문 <제주해양본초자료집>으로 한데 엮여

제주는 예로부터 장수의 섬이다. 사마천이 기록한 사기에는 제나라 서복이 황제의 명을 받고 동남동녀 수천과 함께 불로초를 캐기 위해 서귀포를 찾았다고 전한다. 서복은 불로초를 찾아 섬을 떠돌았지만 안타깝게도 이를 찾지 못하고 떠났다고 한다.

그런데 서복이 제주섬을 찾은 후 1500년 쯤 흐른 후 백호 임제가 작성한 기록에 다시 불로초가 등장한다. 임제는 제주목사로 부임한 아버지 임진을 뵙기 위해 선조10년(1577)에 제주를 찾았다가 섬을 둘러보고 기록으로 남명소승(南溟小乘)을 집필했다.

남명소승에 임제가 김녕마을을 방문하고 신선 같은 노인이 사는 근심 없는 마을이라 칭했다. 김녕방호소 인근에 30호 가량의 마을이 있는데 그곳에서 100세쯤 되는 노인 10여명이나 만났다는 증언이다.

노인들은 자신들이 군역에도 편입되고 어업에도 종사하며 60세 이전까지는 관아의 부림을 받았는데, 60세 이후에는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그리고 여건상 산채나 고기도 잘 얻을 수가 없는데, 다만 모래와 돌 사이에서 불로초를 캐어 맛난 음식을 대신해 먹을 따름이라고 했다.

그리고 불로초에 대해서는 줄기는 등나무처럼 넝쿨이 지는데, 처음 돋아나올 때에는 향기롭고 부드러워 먹을 만하다고 했다.

백호 임제가 노인들에게서 들었다는 불로초의 실체가 무엇인지 궁금한데, 다만 김녕 일대가 모래와 돌이 많은 지역이라 기록이 전혀 황당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테크노파크(원장 태성길, JTP) 생물종다양성연구소가 최근 제주지역 해양생물자원 100종의 전통지식과 논문, 특허 등을 담은 <제주해양본초자료집>을 발간했다.

생물종다양성연구소는 우수 해양생물자원을 활용하고 나고야의정서(ABS)에 대응해 지역생물주권을 확보한다는 취지로 전통 민간자료와 과학적 근거를 기초로 제주에 서식하는 해양생물자원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자료집에는 제주지역에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된 700여 종의 어류와 640여 종의 해양무척추동물, 700여 종의 해조류 가운데 동의보감과 중화본초 등 고문헌에서 효능이 확인된 해양생물자원 100종에 대한 논문과 특허정보 등을 정리했다.

고문헌으로 전해오던 전통지식과 현대의 과학적인 논문, 특허 등을 하나로 묶어 해양본초자원의 통합적인 관리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이다.

나고야 의정서는 지난 2010년에 발효되고, 이에 대한 국내 이행법률인 ‘유전자원 접근·이용 및 이익 공유에 관한 법률(유전자원법)’이 지난 2018년에 8월에 시행에 들어갔다. 우리나라는 중국에서 수입하는 생약자원의 의존도가 50% 수준에 이르는 등 생물 유전자원의 해외의존도가 높은 상황이어서 생약자원에 대한 발굴과 연구, 보존이 시급한 상황이다.

제주해양보초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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