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감류 가격 최근 20여 일 사이 상자당 1000원 넘게 올라

남원읍의 한 농가가 3일 한라봉을 수확하는 장면이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제주산 한라봉과 천혜향 가격이 회복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만감류 시세가 회복되고 있어, 농가와 농협 담당자들이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다.

설 대목이 끝나고 한라봉과 천혜향은 경기침체와 가격하락으로 판로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었다. 2월 7일 기준으로 한라봉 3kg 한 상자 전국 공판장 평균가는 8000원을 기록했다. 이후 가격이 서서히 회복되어 2월 26일에는 8600원, 3월 2일에는 9000원을 기록했다. 3월 2일 거래량은 113.8톤인데 작년 같은 날 거래량 57.9톤과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까운 양이다. 그럼에도 지난 2018년 3월 2일 8700원, 2019년 3월 2일 8300원과 비교하면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천혜향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 2월7일 천혜향 3kg 한 상자 기준 전국 공판장 평균가는 1만900원을 기록했다. 이후 2월 15일에는 1만1400원으로 오른 후 2월 26일에는 12600원까지 올랐다. 20일 만에 1700원이 올랐는데, 3월 2일에도 1만2700원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예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감귤농협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그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몰리는 대형마트는 매출이 급격히 줄었지만, 반대로 동네슈퍼나 하나로마트 등은 과일매출이 늘어난 걸로 확인됐다”라며 “그 영향으로 공판장을 통해 과일을 공급하는 가게들이 매출이 늘고 있기 때문에 공판장에서 거래가 활발해졌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3월부터 무관세로 수입되는 미국산 오렌지가 주요 변수다. 지난 2018년에 국내로 수입된 오렌지는 총 14만2400톤이었다. 2019년 오렌지 수입량은 주 수입국인 미국의 잦은 강우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전년보다 13% 감소한 12만4000톤이었다.

지난해에는 무관세로 수입되는 미국산 오렌지와의 소비 경합을 피하려고 출하를 무리하게 앞당기려는 농가가 많았다. 그 결과 2월 천혜향과 한라봉의 가격이 하락한 반면 지난 3월 오렌지 수입량이 예상을 밑돌면서 천혜향의 경우 가격이 기대이상으로 높게 형성됐다. 전문가들은 2020년에는 미국산 오렌지 수입량이 전년대비 2%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농무성이 연초에 발표한 ‘감귤 : 세계시장과 교역’(Citrus: World Markets and Trade)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전세계 감귤 생산량은 브라질, 이집트, 유럽연합, 멕시코 등의 이상기후로 인해 전년대비 580만 톤 감소한 4750만 톤에 이를 전망이다.

그런데 우리의 만감류 시장을 위협하는 미국산 오렌지의 경우는 전년대비 1% 상승한 490만톤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의 2018년 오렌지 작황이 흉작에 속하기 때문에 1% 증가했도 2019년도 과잉생산으로 보기 어렵다.

서울 가락동 농산물도매시장 관계자는 “감귤류의 평균 시세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고 최근 시세의 변동폭은 크지 않다”면서도 “그래도 저품질 과일은 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할 수밖에 없는데, 상품성이 떨어지지 않도록 품질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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