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절약을 미덕화 하자

유가 폭등으로 온 세계가 떠들석하다. 유럽에서는 유가인상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정유공장을 봉쇄하는가 하면 화물차와 트렉터 등이 도로를 차단하는 등 야단법석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유가인상은 국가경제를 위기에 빠뜨리는 주범이다. 정부도 뒤늦게 뒷북을 치며 대책마련에 나섰다.평소에는 뒷짐을 지며 느긋해 하다가 유가가 큰폭으로 오르자 국가에너지 절약추진위원회의를 열어 에너지 저소비 정착 대책을 마련하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공공기관의 10부제 의무화, 10월부터 가정용 전기요금 20~50% 대폭인상, 목욕탕 주1회 휴무, 유흥업소의 밤11시 이후 네온사인 금지 등이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이러한 대책들은 예전에 시행했던 것을 다시 실시하는 진부하기 그지없는 대책들 같다. 이전의 오일 쇼크때 추진했던 대책 아닌 대책들을 나열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유가 인상의 부담을 그대로 소비자들에게 떠맡기는 아주 쉬운 행정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대책들도 이제는 생활속에 자리잡아야 될 행동들이다.석유 한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평소에도 위와 같은 대책들은 일상에 습관화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가가 급등하면 반강제적으로 실시했다가 기름 값이 안정되면 언제그랬느냐는 듯이 이러한 제도들은 사라져 버리는 것이 우리국민들의 한계이고 잘못된 것을 고쳐나가야 하는 행정에서도 별 차이가 없다. 유류를 비롯한 에너지 만이 아니고 물이나 식량자원 등의 절약도 일상화 돼야 한다. ‘냄비’ 습성을 가진 우리국민들이 스스로 고쳐나가지 못하면 국민들을 이끌어 나가야할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나서서 개선해 나가야 한다. 경기는 둔화되고 물가는 오르며 주식도 바닥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여러면에서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유가는 우리나라를 다시한번 IMF로 밀어넣을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겠다. 절약을 미덕화 하고 생활화 하며 일상화 하는 것만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제230호(2000년 9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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