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오성중의 문화엿보기<2>

공항버스는 리무진?얼마 전 제주공항에 도착하고 서귀포로 가기 위해 리무진 버스를 탔다.터미널까지 갈 필요 없이 서귀포로 가기엔 그나마 가장 좋은 교통수단이라 많은 도민들과 관광객들이 이용하고 있다.하지만 오늘 별로 보기 좋지 않은 장면을 보게 됐다. 리무진 버스가 출발한지 10분 정도 지났을까, 갑자기 기사아저씨가 마이크로 방송을 하기 시작했다. 아니 그건 방송이 아니라 화가 섞인 욕이었다. “거기 맨 뒤에 아가씨, 매트에서 발 내려요, 아가씨가 돼가지고 말이야….” 나는 내가 오히려 실수한 것처럼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앞쪽자리에 앉아 있어 보진 못했지만, 가장 뒷좌석 아가씨가 올려 논 발이 아마 앞좌석을 더럽혔는지, 아니면 그 모습이 기사아저씨 눈엔 건방지게 보였는지, 하지만 그게 나를 당황하게 만든건 아니었다.나를 당혹스럽게 만든건, 어떻게 고객을 모시는 버스기사가 손님에게 화를 낼 수 있냐 하는 것이다.이건 그 손님의 잘잘못을 떠나서, 어느 시골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도 아닌, 명색이 리무진을 운행하는 운전기사가 고객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인다는건 나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더군다나 성차별까지 가미된 그 언행은 말할 것도 없었다. 분명 그 상황은 부드러운 말로 충분히 고객을 설득시킬 수 있었는데도, 그 기사는 당신의 감정까지 넣은 화로 편안하고 즐거울 수 있는 한시간여의 여행에 찬물을 끼얹었다.나는 손님의 잘잘못을 따지고 그 행동에 비판을 가하는게 기사들이 할일이 아니라, 고객들을 안전하고 친절하게 그리고 편안하게 모시는게 그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그 기사의 잘못된 행동은 성차별까지 받은 아가씨 뿐만 아니라 나를 포함한 다른 고객들에게 까지 불쾌감을 줬다. 사실 이런 불쾌한 장면은 리무진버스만이 아니라 택시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다니는 택시 기사, 공항에서 택시를 잡고 터미널 가자고 했더니 화를 내며 난폭운전하는 기사, 이런 모습들을 볼 때마다 나는 과연 회사에서 기사를 고용하는데 있어서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지, 그리고 고용후 기본적인 소양과 서비스교육은 실시하고 있는지 정말 의문스럽게 느껴졌다.제231호(2000년 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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