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월드컵을 대비한 3가지 긴

-서포터즈 조직, 위생안전과 바른 표기- 월드컵축구대회를 이제 약 70여일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조용히 방관해오던 제주시가 슬로베니아 국가 대표팀의 트레이닝 캠프지로 결정되더니 종전과는 다르게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매우 기대가 된다. 월드컵 출전 국가 국기를 시청앞 게양대에 게양하는 등 월드컵축구대회에 관심을 보이고 있음은 늦었으나 매우 다행한 일이다. 제주시는 대다수의 월드컵 관광객들을 가장 먼저 맞게 되는 공항과 항만을 포함하고 있기에 개최 도시인 서귀포시 못지않은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은 극히 당연한 일이다. 기왕 내친김에 몇가지 의미있는 행사들을 직접 주관하여 준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월드컵 축구대회가 서귀포시 만이 아닌 전체 제주도의 행사로 키워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제주시 입장에서 할 수 있는 행사로서 제주시에 트레이닝캠프를 설치하기로 한 월드컵 서포터즈로서 슬로베니아팀 서포터즈를 조직하여 직접 경기장을 찾아서 적극적으로 응원도 해주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다면 좋겠다. 우울한 일이지만, 제주도에서 두 번째로 열리게 되어 있는 6월12일의 슬로베니아와 파라과이 간의 경기 입장권은 지금껏 겨우 13% 판매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제주시가 슬로베니아를 위한 작은 배려를 해준다면 아주 저조한 입장권 판매비율을 향상 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 훈훈한 우리 제주민심을 홍보할 수 도 있게 될 것이다. 제주시의 가시적이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기대해 본다. 또한 북제주군에서도 중국팀을 위한 서포터즈를 조직하여 다양한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내친김에 중국의 실력있는 사람들을 초청하여 월드컵 특수를 대회 이후까지 발전시킬 수 있는 전략을 세움도 현명한 일인 것이다. 이쯤 되면 남제주군에서 파라과이 서포터즈를 조직하여 선수와 이들 국가에서온 관광객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 경기장을 직접 찾아 열심히 응원을 해준다면 전 세계에 개최지 제주의 신실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알리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위생안전에 철저한 점검 따라야위생분야에 대한 철저한 점검을 해야 한다. 월드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그동안 준비 해왔던 것들을 하나씩 점검하고 실제로 활용해보며 부족한 것들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 월드컵 경기장에서의 여러가지 폭력들을 대비하여 특수군부대와 경찰특공대에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고, 공중에서의 공격에 대비하여 미사일 대공포까지 배치할 것이라고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이런 것들이 사용될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런 가시적인 폭력들에 대한 대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위생 안전이다. 이 것은 소위 월드컵특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철저히 예방해야 할 것이다. 특히 월드컵이 개최되는 시기에는 수인성전염병이 발생할 수 있는 계절이기에 더더욱 유의해야만 한다. 특히, 지금도 부산과 서울등지에서 발생하여 많은 환자를 발생시키고 있는 장염, 이질, 파라티푸스를 비롯한 식중독균들은 짧은 시간에 다수의 환자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특히 유의해야 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도 육지부에서 우리 제주를 찾았던 수학여행단 학생들이 집단적으로 급성 이질에 감염되어 전국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었던 적이 있고, 집단 식중독 사고는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했다. 월드컵 축구대회기간에 이러한 전염병이 발생되어 전 세계 메스컴에 오르내린다면 그동안 쌓아온 우리 제주의 청정 이미지는 한 순간에 부정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외국인들은 이런 종류의 비위생적인 상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염병들에는 매우 민감하다. 그리고 우리 고장을 찾게 될 관광객들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일이다. 관계 당국과 관련 업체들에서는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올바른 외국어 표기해야‘스포츠 메카’ 보다는 ‘스포츠 파라다이스’ 또 한가지 눈에 거슬리는 표현이 있어서 지적하고자 한다. 월드컵 축구대회가 가까워지면서 월드컵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하게 될 공항과 도로들이 새롭게 단장되고 있다. 지금까지 서부 및 동부산업도로라는 명칭으로 이용해 왔던 도로들을 앞으로는 각각 동부와 서부 관광도로로 명칭을 새롭게 변경한다는데 참 잘 된 일이다. 관광도로라는 명칭이 우리 제주도에 훨씬 잘 어울린다. 그런데 이제 막 새롭게 단장을 끝낸 서부 관광도로에 우리 제주도에서는 파격적인 시도라고 할 만큼 다양한 대형 표지판들을 멋진 제주도의 풍광이나 명물사진 또는 산뜻한 그림들을 함께 설치하고 있다. 세계인들에게 우리 제주도의 진면목을 쉽게 소개할 수 있는 국내 최고의 관광지다운 연출이라고 할 만하다. 그런데 이러한 시도와는 달리 여기저기에 크고 작은 글씨로 씌어진 거슬리는 표현들이 있다. ‘스포츠 메카(Sportsmecca)’라는 표현이 그것이다. 언제부터인지 이 단어가 우리사회에 자주 쓰이고 있다. 전 인류의 축제를 준비하며 도로와 입간판들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를 하고 있는 이 싯점에서 그동안 전혀 거부감없이 사용하고 있는 메카(Mecca)라는 단어의 의미를 다시 한번 살펴보고 과연 의미 적절하게 쓰이고 있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메카(Mecca)’의 본 의미는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지역의 헤자즈 지방에 위치한 인구 약 60만 도시의 명칭이다. 이 곳은 ‘Medina’라는 도시와 함께 이슬람교의 최고 성지이다. 아랍어로는 마카(Makkah)라고도 하며, 이슬람교의 교조 마호메트의 출생지로 알려져 있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종교 ·행정 ·상업의 중심지이다. 이 도시(Mecca)를 중심으로 지름 약 1백km의 지역이 이슬람어로 하람(성역)이라고 하여 특별 구역으로 구분된다. 7억이 넘는 전 세계의 이슬람교도는 매일 5회씩 이 방향을 향하여 경배해야 하고, 평생에 한번 이상 반드시 메카를 순례해야 하는 중요한 신앙의 의무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해마다 순례의 달(12월)에는 약 2백50만명 이상의 순례자가 전 세계에서 이곳으로 모여든다. 특히 메카의 중앙광장에 있는 높이 12m의 흑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성묘(聖廟) 구역에는 이슬람교도에게만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이슬람교의 종교적인 배경에 따라 종종 ‘Mecca’는 확실한 ‘목표의 땅’, ‘신앙의 중심지’라는 개념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메카(Mecca)의 진정한 의미는 ‘세계에서 유일한 곳’이나 어떤 숭배의 대상이 될만한 것이 탄생지로서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미 서부 관광도로를 비롯한 여기저기에 당당하게 표기해 놓은 ‘스포츠 메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제주도에만 있는 스포츠종목이 있거나 아니면 제주도에서 발생한 스포츠종목이 있다면 이의를 제기할 이유가 별로 없다. 사실 관계당국에서 의미하고자 하는 것은 아마도 모든 종류의 스포츠 그중에서도 아름다운 청정 자연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종목들의 낙원이라는 의미로 사용하고자 한 것으로 믿는다. 그렇다면 ‘골프의 메카’보다는 ‘골프 파라다이스’, ‘해양스포츠의 메카’보다도 ‘해양스포츠 파라다이스’라는 표현이 훨씬 부드럽기에 ‘스포츠 메카’보다는 ‘스포츠 파라다이스’라고 표기 하는 것이 적절한 것이다. 사실 우리 못지않은 자연 환경을 갖춘 유럽의 유명한 스포츠관광 지역들에서도 ‘스포츠 파라다이스’이외의 ”스포츠 메카’라는 표현은 못 보았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이슬람 문화의 영향권안에 있지도 않다. 이와 같이 적절치 못한 표기들은 자칫 우리 제주를 방문하게 될 많은 외국인 방문객들을 의아케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국제 자유도시를 표방 하고 있기에 올바른 외래어 표기를 위한 보다 더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는 것이다.정구철/논설위원·탐라대학교 교수 제305호(2002년 3월 21일)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