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나무를 보고 숲을 보자

서귀포 시민들을 대표하는 서귀포시 의회가 앞뒤 맞지 않는 활동을 벌여 빈축을 사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해에 집행부가 제출한 이중섭거리 조성사업을 위한 토지취득을 승인해 주고서는 지금에 이르러선 여러가지 이유를 들며 사업비 1억원을 삭감했다.이중섭 화가도 중요하지만 서귀포지역에도 훌륭한 예술인들이 있어 이들에 대한 배려없이 이중섭만을 위한 거리를 조성한다는 것은 문제라는 주장이다.물론 일리는 있다고 본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유명인의 이름을 사용하며 사업을 벌이는 것은 본인을 위한 것보다는 서귀포라는 지역 모두를 위한 사업이라는데 초첨이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서귀포역사에 길이 남아 고인에게 큰 명예가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보다도 예향의 도시 서귀포, 관광의 도시 서귀포가 으뜸이 돼야 한다는 시각이다.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지난달부터 열린 예술제에 시민과 관광객들이 많이 참여했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문화의 불모지라는 서귀포에 이중섭예술제를 기다리고 보러오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어 관광지로서의 운치를 더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시의회의 결정에 의아심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것이 있다. 어린이들의 그림전시 장소로 널리 이용되는 것이나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는 장소를 부정하더라도 몇년간에 걸쳐 투자돼 조성되고 확대되는 사업에 대해 이제와서 제동을 거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그렇지 않아도 요즘 들어서 의원 개개인에 대한 시각이 불신으로 가득차고 있다.의원들간 알력으로 시민들을 피곤하게 하는 모습은 이제 그렇다 치고라도 시청사에서 공무에 임하는 공무원들에게 호통을 치는 일이나 또는 사석이라 할지라도 폭력을 행사하는 것 등은 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잃은 처사라는 지탄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의원 모두가 냉정을 되찾아야 하겠다.나무는 보면서 숲을 보지 못하거나 또는 숲은 보면서 나무는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겠다.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버리면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데에도 힘들게 되고 또한 본인들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평범한 현실을 직시해야 하겠다.제236호(2000년 11월 3일)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