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최대 현안의 하나인 중정로 문제 해결에 한 가닥 서광이 비치고 있다. 서귀포신문이 22일 주관한 ‘중정로 어떻게 할 것인가’ 주제의 시민 대토론회가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주며 새로운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중정로 문제는 23년간 도시계획도로 존폐와 관련해 건물주와 상인들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대표적 지역 현안이다. 여기에 서귀포시가 지난 3월 ‘차없는 거리, 물 흐르는 거리’ 등 명품도시 조성계획을 발표해 혼선이 더욱 확산됐다. 충분한 시민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 인사들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탓에 공정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 같은 여건에서 서귀포신문은 시민들 스스로 지역문제를 해결하도록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시민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행정이 배제된 상태에서 중정로 문제 이해당사자와 시민들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그동안 속에 감춰둔 얘기를 일단은 밖으로 끄집어내려는 의도에서다.

 사실 시민 대토론회 개최에 앞서 걱정한 부분도 한둘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민감한 사안을 놓고 찬반측 인사들간 자칫 격론 과정에서 불의의 사태가 예견될 수 있었다. 주제발표와 토론자를 섭외하는 과정에서 많은 고충이 뒤따랐음은 물론이다. 또한 16년 만에 토론회에 참석했다는 한 토론자의 말처럼, 토론을 통한 낯선 소통방식이 성과를 거둘지도 미지수였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토론회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은 자세로 주제발표자와 토론자의 말을 열심히 경청했다. 비록 발언자의 주장이 자기의 의견과 맞지 않더라도 민감한 대응을 자제하고, 마지막 질의응답 시간에 자신의 견해를 차분하게 제시했다.

 토론회는 당초 주어진 시간을 넘길 정도로 그 관심과 열기가 뜨거웠다. 23년간 해묵은 논란이 한차례 토론회에서 매듭 되길 애당초 기대하지 않았듯이, 일단은 상대방의 의견과 입장을 충분히 들어보는 것으로도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동네주점에서 갑론을박만 되풀이하던 시민들이 얼마나 토론회에 얼마나 목말라 했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번 토론회에서도 드러났듯이, 중정로 문제는 도시계획 도로 존폐문제를 놓고 여전히 시민들간 뚜렷한 의견 차이를 보이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음이 확인됐다. 그럼에도 찬반의견으로 엇갈린 시민들은 중정로를 포함한 서귀포시 발전을 위해 현재의 도시계획도로 존폐여부를 빠른 시일 내 결정해야 한다는 데에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토론회에서 시민들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것은 어떤 형식이든 중정로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점에서 값진 소득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정로 문제는 23년간 방치돼 온 골치 아픈 사안이지만, 사실상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문제해결에 첫 걸음을 뗀 셈이다. 앞으로도 중정로 문제가 투명하고 열린 토론방식에 의해 시민들 스스로의 뜻에 의해 해결되는 결실이 맺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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