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수첩]서로 믿고 따르는 마음

가을이 깊어지면 3학년 진학지도실은 바쁘게 움직인다. 올해 역시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중간고사가 끝나자마자 3학년 담임교사들은 고등학교 입시에 적용되는 내신자료를 산출하기에 여념이 없다. 나 역시 지난 수년간 3학년 입시업무를 담당했었는데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학지도를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중학교 3학년 담임교사들은 3월 신학기초부터 몇 차례에 걸쳐 학생들이 진학하기 원하는 고등학교에 대한 희망조사를 하고, 학생 또는 학생의 부모님과 학생의 진로에 대한 상담을 자주 실시하여 학생이 원하는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이 지역 학생들이 진학할 수 있는 학교는 서귀포지역에 남학생 인문계고등학교 2개교, 여학생 인문계고등학교 2개교 그리고 남녀공학인 2개의 실업계고등학교가 있으며, 상당수 학생들이 인문계고등학교에 진학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제한된 입학정원으로 인한 진학지도의 어려움이 많다. 지난해까지는 고등학교 입학 선발고사가 실시되어 지금쯤 3학년 담임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최선을 다하여 입시 준비할 것을 당부하고, 학생들 역시 자신의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고등학교 입시에 대비하였었다. 올해는 제주도 모든 고등학교 입시가 중학교 2∼3학년 내신성적에 의하여 전형이 실시될 예정이다. 2학기 중간고사가 치러진 지금 내신 성적의 80% 이상 결정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학생들은 이제 자신의 성적과 적성에 알맞은 고등학교를 선택하여 진학하여야 할 것이다.몇 년 전부터 이 지역에서 고등학교 입시 전형에 성적과 적성에 관계없이 원서만 제출하면 합격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일부의 학생들과 학부모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고등학교 입시는 중학교 진학 담당 교사나 소수의 학생들에 의하여 결정되지 않는다. 누구는 인문계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누구는 실업계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을 교사가 결정할 수 없는 것이다. 단지 교사들은 학생의 성적과 적성을 가지고 어느 정도 가능성을 제시할 뿐이고, 어느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느냐 하는 것은 학생과 그 학생의 학부모가 결정할 몫이다. 따라서 학생들이 탈락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신중히 결정을 해야 하고, 학생의 성적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인문계고등학교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또한 2001학년도 고교입시는 선발고사가 없기 때문에 내신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해주는 3학년 진학 담당 교사의 조언을 신뢰하여야 할 것이다. 학생들은 ‘무조건 명문 고등학교가 자신에게 도움을 준다’가 아니라 ‘어떤 고등학교가 고교생활을 쉽게 적응하고, 자신을 더욱 더 발전시켜줄 것인가?’를 생각하여야 한다. 따라서 자신의 현 위치에 알맞은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다음 단계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 중학교 1∼2학년 학생들도 학교 성적, 봉사활동, 자신의 적성에 맞는 교내·외 활동실적 등이 곧바로 고교입시에 적용된다는 사실을 상기하여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고 자신의 재능을 계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다.2001학년도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 모두 자신이 원하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기를 모든 교사들은 진심으로 기원하고 있다. 고성원/효돈중 교사 제237호(2000년 1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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