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범 전 도지사, 강정마을서 단식 … “해군기지 과정 진상조사 해야”

 

▲ 신구범 전 도지사.

낡지만 편안한 옷차림에 운동화. 모자 속에 가려진 모습이 아니면 일반 주민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신구범 전 도지사가 18일부터 강정마을 중덕바닷가에서 단식을 시작했다. 위치는 현재 제주교도소에 수감된 양윤모 영화평론가가 머물던 비닐하우스 ‘중덕사’다.

음식을 거부할 땐 으레 ‘투쟁’이라고 표현하지만, 신 전 지사는 “생명을 살리기 위한 단식”이라고 표현했다.

“양윤모라는 사람, 이대로라면 큰일 날 수 있어요. 만약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너무나 안타까운 생명이야. 그 고집을 꺾기 위해서 나라도 나서자는 게지. ‘너도 죽으면, 나도 여기서 죽는다’는 심정으로 임하고 있어.”

양 씨는 해군기지 공사 현장에서 중장비를 몸으로 막다 업무집행 방해로 제주교도소에 수감된 이후 음식물 섭취를 거부하고 있다.

신 전 지사는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양 씨의 단식을 중단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라며 그의 건강을 걱정했다.

▲ 신 전 지사가 단식 중인 중덕 바닷가 비닐하우스.

더불어 그는 “개인적인 주장이지만 해군기지가 강정에 선정되기까지 과정을 객관적으로 조사하기 전에는 공사는 중단돼야한다”며 신중한 공사 진행을 요구했다. 제주도의회, 해군기지반대 범대위 및 강정주민의 입장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신 전 지사는 “처음 화순으로 결정했다가 안되니 위미를 거쳐 이곳 강정까지 오는 국책사업이 어디 있느냐. 이것은 국책사업이 아니다. 일방적으로 ‘짓고보자’는 해군사업에 불과하다”며 현 정부와 해군의 태도를 비판했다.

또한 “마을총회부터 당시 도정이 결정한 절대보전지역 해제, 도의회 판단, 최근 법원의 판결 등 절차에 있어서 객관적이고 명확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진상조사가 이뤄질 때까지 공사는 일시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 신 전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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