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예술의 섬’ 이대론 안 된다

 서귀포시가 명품 문화예술 도시를 내걸어 역점 추진 중인 ‘예술의 섬’ 프로젝트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3년 전, 국가공모 사업 일환으로 마을미술프로젝트 사업이 첫 발을 뗄 당시부터 일부 시민과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사업추진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이후 마을미술프로젝트가 ‘예술의 섬’ 이름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 사업으로 확대 재생산되면서 사업추진 전반을 놓고 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무엇보다 2011년 개설한 ‘작가의 산책길’ 구간에 ‘유토피아로’를 개설한데 대해 부정적 의견이 많다. ‘작가의 산책길’은 서귀포시 문화예술 거장들의 발자취를 탐방하는 문화예술 상품으로 개설 당시부터 시민과 관광객들의 호응이 높았다. 하지만 이듬해에 ‘예술의 섬’ 프로젝트 도입 이후 ‘작가의 산책길’ 구간 대부분에 또다시 ‘유토피아로’를 개설함으로써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총 길이 4.8km 구간의 ‘작가의 산책길’ 중 4.3km에 ‘유토피아로’가 중복 개설되면서도 주요 코스마다 2가지 안내판이 함께 내걸려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도 2가지 안내판이 소개되면서 관광객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유토피아로’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예술의 섬 프로젝트가 예술작품과 조형물 설치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것도 논란 요인이다. 타 지역 민간업자에 의해 지역출신 문화예술인들이 배제된 채 사업이 추진되면서 지역 작가들에 소외감을 조성하고, 지역정서와 다소 동떨어진 작품들이 많이 설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벌써부터 일부 구간에는 예술작품들이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지만, 행정과 민간업체 측은 인력과 예산부족을 이유로 수수방관하고 있다. 기존 예술작품에 대한 관리조차 소홀한 상태에서 또 다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예술작품을 추가로 설치하려는데 대해서는 심히 우려를 표명한다.
 
 서귀포시를 문화예술 도시로 만들려는 일환으로 ‘예술의 섬’ 사업이 추진되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시민들의 공감이 갈수록 엷어지고 있다. 그간의 사업추진 전반에 대한 개관적 평가 없이 막대한 혈세를 들여 비슷한 성격의 사업이 계속 추진되고 있는 경향이다. 자타 공히 ‘문화예술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신임 현을생 시장이 이러한 문제점을 토대로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하길 기대해 본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행정과 시민들이 머리를 맞대 현안에 대해 소통을 모색하는 ‘협치’행정이 펼쳐지길 거듭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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