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 제주도정이 출범 1주년을 맞았다. 서귀포시 출신의 원희룡 도정은 세대교체 요구에 맞춰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기 위해 나름대로 많은 활동을 펼쳤다. 종전의 개발위주 양적팽창에서 벗어나 사람과 자연, 문화의 가치추구를 내세워 환경보전과 중국 투기자본 차단을 위한 노력이 도민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하지만 출범 초기의 ‘협치’ 정신은 오간데 없이 도의회와 갈등, 진척 없는 강정문제, 일방적인 감귤정책 추진 등은 도민들을 실망케 하고 있다.

 민선 6기 출범 1년을 맞은 서귀포 시정은 어떠한가. 민선 6기 서귀포시 시장에는 제주 최초로 여성 시장이 등장하면서 전 도민의 지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제주시장이 취임 전후에 인사청문회 등으로 3번의 교체과정을 겪은데 비해 현을생 시장은 2년 임기를 보장받고 비교적 안정적으로 시정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원희룡 도정의 절대적 지원을 등에 업고 나름대로 소신껏 시정을 펼칠 수 있었다. 풍부한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자연과 사람, 문화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여성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큰 것에 비례해 벌써부터 실망을 품는 시민과 공직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공직조직 내부의 협업체제 미흡으로 시민이 참여하는 일하는 조직운영에 벌써부터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현 시장 스스로 서귀포시에 처음 근무한 데다, 고위 간부진 또한 서귀포시정에 대한 경륜이 부족한 탓에 조직 장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년 간의 시정 평가에 앞서 그동안 현 시장이 무슨 일을 했는지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는 시민들의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2년 임기의 반환점을 갓 돌아선 현 시장에게는 앞으로 1년이 공직생활 전체를 평가받는 마지막 기회가 된다. 지난 1년이 원희룡 도정과 호흡을 맞추면서 시정 전반을 파악하는 시기였다면, 앞으로 1년은 공직사회 최고참으로서 고향 시민과 공직자들을 위해 가시적 성과를 남겨야 한다. 도정의 일방통행으로 강정 해군기지와 감귤정책 등에서 시민들이 소외를 받고 있는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시민들은 도지사의 지시사항을 앵무새처럼 전달하는 시장이 아닌, 시민들의 목소리를 진정으로 대변하는 시장을 줄곧 기다려왔다. 현 시장이 첫 여성시장 타이틀에만 만족할 게 아니라, 시민들에 보다 가까이 다가서려는 노력을 더욱 펼쳐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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