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정체성에 대한 고민, 어느 때보다 필요"

임기 중 첫 4월인데, 소회는 어떤지?
심적 부담과 책임감을 강하게 느낀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4월 행사들을 치르면서 보람을 크게 느끼고 있다.
민예총 조직 현황은?
민예총의 개인회원은 150명 가까이 된다. 분과로는 제주작가회의 등 7개 단체가 있다.
얼마 전 노형에서 해원상생굿을 치렀는데, 여느 해의 해원상생굿과 다른 의미가 있다면?
지금 제주도에 대해 얘기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주제가 개발로 인한 급격한 변화이다. 그 중심지 중 하나가 노형이랄 수 있다. 도민의 희생과 아픈 역사를 저 편으로 미뤄두고 높은 건물들을 세우는 데 혈안이 된 제주의 현주소이다. 이번에 노형에서 해원상생굿을 갖게 된 의미를 그런 부분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4.3음악회의 반향이 컸다.
잠들지 않는 남도 등 4.3의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하는 상황에서 만약에 민예총까지 침묵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하는 우려가 있다. 민예총의 뜻을 확실하게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원곡자인 안치환 씨를 직접 모시는 4.3 음악회를 열게 되었다.
문화운동을 통한 사회 변혁을 도모하는 민예총의 성격이 약해진 점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예술가들의 생업과도 연계가 있는 것 같다. 생계를 이끌어가면서 예술을, 그리고 사회의 변혁을 외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예술 조직과 구조에 대한 기대도 예전과 다르다. 4.3 진상 규명 운동을 개진한 현기영, 강요배 선생 같은 선배 예술가들에 대한 부담을 늘 갖고 있다. 사회에 대한 예술가들의 관심과 실천은 계속될 것이다. 그 관심과 실천을 집중시키는 데 민예총의 역할이 있다고 본다.
민예총도 그렇고 기존 예술단체 구성원의 평균 연령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제주만의 문제는 아니고 전국적인 문제이다. 경각심을 느끼고 있다. 민예총의 경우 청년 이사제도를 의무화하도록 정관을 바꿨다. 전체 이사의 20%내외를 청년으로 선임토록 했다. 제주민예총도 청년 이사를 선임했다. 청년 이사를 통해 젊은 목소리를 담으려 한다.

지역 주민들의 참여와 소통을 확대해야 여론도 있다.
프린지페스티벌의 경우 지역 주민들로부터 아쉬운 소리를 들은 것으로 안다. 그런가 하면 2월에 연 입춘굿에서는 지하상가상인연합회에서 함께 참여했다. 입춘굿 평가회의에서, 내년부터는 칠성로 상인연합회와 동문시장, 서문시장까지 확장시켜나가자는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프린지패스티벌도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찾으려 하고 있다.
입춘굿에서 아쉬웠던 점은?
예정보다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입춘굿의 경우 작년보다는 참여 인원이 늘었다. 입춘굿 행사 초창기부터 제기되어 온 부분인데, 조선시대 역사기록부터 보면 입춘굿은 제주 행정 책임자가 참여하는 행사였다. 제주의 봄을 여는 중요한 행사인 만큼 본래의 취지를 살리는 큰 축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행정 당국의 관심과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후 진행 예정인 행사나 프로그램은?
문화예술아카데미를 계획 중에 있다. 젊은 작가들에게 창작여건을 제공하는 사업을 펼치려 한다. 기성 작가들의 작품 세계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 하고자 한다. 청년 작가와 이주 예술가들들은 물론 일반인이 제주의 작가들을 만나 제주의 삶과 작품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제주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요즘 같으면 제주에 1천 명 이상씩 들어온다고 하는데, 이런 추세로 가면 인구 역전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제주의 정체성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정체성을 지키는 데 문화와 예술이 기여할 부분이 많다. 도민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 줬으면 한다. 민예총 후원회원으로 참여하면 민예총의 행사와 프로그램 하나하나에 대한 소식들을 받아볼 수 있다. 함께 하는 기회가 많아진다. 후원회원이 되면 문화예술적 차원에서 제주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지켜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