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귀포시청 1청사에서 열린 서귀포시 장애인 이동권 보장 환경 조성 토론회에서 장애인들은 한 목소리로 이동 불편을 호소하며 개선을 요구했다. 

이날 열린 토론회는 서귀포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장애인분과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고 공감대 형성을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는 고현수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상임대표의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특강과 참석자들의 의견을 발표하는 필리버스터에 이어, 제주도의회 현정화 보건복지안전위원장과 이해란 서귀포시 복지위생과장, 강석봉 제주특별자치도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장의 설명으로 마무리됐다. 

고현수 대표는 도로 환경, 장애인 주차장 등 장애인 관련 불편 사항들을 정리해 설명하며, 저상버스, 상하로 움직이는 주방 설비 등 모두를 배려할 수 있는 유니버셜 디자인을 강조했다.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양동훈 제주특별자치도지체장애인협회서귀포지회 부지회장은 읍면지역 장애인 편의를 위해 거점 지역을 마련하고 순환버스를 운행해 주길 바랐다. 

뇌성마비 3급인 박재원씨는 대중 교통의 불편함을 호소했다. 박씨는 "이동 시 부모 도움이 꼭 필요하다. 부모님이 바쁘시면 집에서 꼼짝할 수 없다. 신체 구조상 균형잡기 어려워 대중교통 이용이 어렵다. 택시를 이용하려 해도 언어 장애로 인해 이상한 시선으로 쳐다본다. 정당한 대우를 못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 교통비도 장애 급수에 따라 차등 지원되고, 3급 뇌병변 장애인은 지원 받지 못한다. 복지 사각지대 없는 이동이 자유로운 서귀포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덕수 장애인부모회장은 "발달장애인들은 조절능력이 부족해 화장실 문제로 밖으로 내보내기 두렵다. 어쩔수 없이 부모가 차로 이동시켜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강원선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서귀포지회장은 "말하는 신호등이 하나가 중앙로터리 서쪽 솜반내 가기전에 설치되어 있는데 필요없는 곳이다. 장애인이 많이 다닐 수 있는 곳에 설치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설 도로에는 점자 블럭이 우선 설치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태희 제주특별자치도농아인협회서귀포지부장은 "시각 장애인을 위한 교통 안내 방송이 전무하다. 비행기를 이용하면서 탑승구 변경 사실을 몰라 놓칠뻔 한 적이 있다며 자신이 겪었던 상황을 설명했다. 또 청각 장애인은 전화 통화가 불가해 택시 호출도 할 수 없다. 문자 등 호출 서비스를 이용해도 문자 응답이 아닌 전화로 와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60세에 수술 실패로 장애를 입어 전동 휠체어를 이용하고 있는 오순옥씨는 "전에는 인도가 넓어 보였지만 장애가 생기고 나니 인도가 화단도 많고, 기울어지고, 보도블럭이 빠진 곳도 많이 보인다. 인도가 좁아 사람과 부딪치고, (가게)문이 갑자기 열려 부딪치는 등 장애물이 많아 다니기 힘들다. 위험하지만 어쩔 수없이 차도로 다녀야 한다.고 밝혔다. 오씨는 인도를 넓히고 평평하게 하는 것이 어렵다면 큰 화분, 빠진 보도블럭을 수리하는 것 등은 고칠 수 있는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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