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뇌물죄' 죄목이 덧씌워지는 대통령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씁쓸함을 넘어 아리다고 말한다. '꼭두각시' 비유가 난무하고 절대권력을 둘러쌌던 인(人)의 장막, 그 면면이 양파껍질 벗겨지듯이 하나하나 드러나는 양상을 지켜보며 국가 망신이라 통탄한다. 언론에서 칭하길 '기춘대원군' 등 그 일당이 이뤄놓은 구중궁궐 복마전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머리를 조아리며 충성을 읊조리는 여당 당료들에 대해 '간신은 영원한 간신일 수밖에 없다'는 비아냥도 무성하다.

'있어야 할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쉬운 것 같으면서도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진실로 상식과 원칙, 정도를 걷는 길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엄청난 사단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못하고, 또 그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도 못한 데에서 빚어진 일이 아닌가. 제대로 하기는커녕 제멋대로 하고, 그보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이용한 위법, 탈법, 불법이 판친 아수라장에 다름 아니다. 작위적인 권력의 사유화가 얼마나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사례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 할 수 있다.

어떻게 검찰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중간 수사결과 공표 내용에 대해 "객관적 증거는 무시한 채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서 지은 사상누각(沙上樓閣)일 뿐"이라 할 수 있는 것인지 국민들은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다. 오수를 즐기던 길고양이도 '풋! '웃음을 물고, 하품을 하던 누렁소도 '피식' 웃을 일이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로 인한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 그로 인한 심신적 피해와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인지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렵다. 이미 국민으로부터 탄핵을 받은 지위가 무슨 소용이 있다고, 그 자리에 연연하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국민이 90%를 넘는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과 그 추종 세력들은 바람으로 촛불을 꺼보려 노력하지만 허사일 수밖에 없다. 바람으로 인해 촛불은 100만, 200만, 500만, 1000만 횃불로 전국 방방곡곡에 타오를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에 대하여 현재까지 확보된 제반근거자료를 근거로 피고인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의 여러 범죄사실 중 상당부분 공모관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는 검찰의 발표는 대통령 역시 범법자, 범죄자임을 명백히 한 것이 아닌가. 국민의 뜻을 받들어 순순히 내려오는 모습이 최선일 것이다. 국민들 역시 대통령에 대한 '긴급체포' 등 더 험한 꼴을 보는 사태는 원치 않기에.

작금의 이러한 사태를 지켜보면서, 우리는 이중환 서귀포 시장이 국민에게 지탄받는 박근혜 대통령보다 백배, 천배는 낫다고 본다. 시민을 위한 진정성이 느껴져서다. 사실, 비교대상으로 삼을 가치조차 없다. 취임 후 이중환 시장은 자신이 한 약속대로 소통과 말없는 실천을 수행 중이다. 부하직원들 보다 앞서 동분서주 뛰는 모습이 여실하다. 서귀포시에 닥쳐 있는 현안 쓰레기대책, 감귤 품종개량 연구와 유통, 양돈악취 문제 해결 등을 위해 일본과 타 시도 등을 직접 벤치마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도내 양돈장 현장 방문 역시 실질적인 문제를 체크하는 등 문제를 해결하려는 그 진정성에 '전에 없는 모습'이라 감탄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말보다 실천', '실사구시(實事求是)''무실역행(務實力行)'의 모습이다. '돈만 쓰고 실익이 없는 쓰레기' 대책처럼 말만 앞세우는 '외화내빈(外華內貧)' 제주시 행정보다도 열배는 낫다. 그러나 문제는 있다. 중간간부들의 자세가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서인지 너무 둔하다는 느낌이 든다. 최일선 부서 공직자들 역시 민원 현장을 찾아서 좀 더 발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양돈장 악취가 너무 심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민원을 내고 내어도 눈감고 귀막는 경우가 허다하다니 민원부서는 무얼하는가. 소나무재 선충병 방제에 그렇게 예산을 많이 투입하면서도 방제는커녕 관내 전역으로 전이되는 현상 역시 담당 공직자들의 예찰과 방제에 대한 노력이 전무하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뛰는 시장에게 힘을 싣는 서귀포시 공직사회의 분발이 더없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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