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 강요배 화가, 현기영 소설가, 김홍모 만화가 등

강요배 화백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제주 출신 또는 제주 지역에서 살고 있는 예술인들도 대거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귀포신문이 명단을 살펴본 결과 박경훈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 김수열 제주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양동규 제주민예총 사무처장, 김홍모 만화가, 손세실리아 시인, 류외향 시인, 현기영 작가, 강요배 미술가, 이명복 미술가 등 십여 명이 족히 넘는 제주 문화예술인들이 해당 블랙리스트에 들어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는 박근혜 정부 하에서 제작된 것으로,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를 촉구하는 서명자 594명, 세월호 시국선언을 한 문학인 754명, 문재인 후보 지지선언을 한 문화인 6517명, 박원순 후보 지지선언을 한 문화인 1608명 등 총 9473명으로 이루어진 명단이다. 지원 사업 배제 등 불이익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올해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에 의해 그 존재가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특검 수사결과 맨부커 상을 받으며 국내외에 이름을 알린 한강 작가와 고은 시인도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것으로 드러나며 큰 물의를 빚고 있다.

박경훈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

이에 대해 박경훈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은 전화통화에서 “블랙리스트라는 것이 갖고 있는 역사를 생각해보면 지금 국민들이 어떤 처지에 놓여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 문을 열었다.

이어 박경훈 이사장은 “블랙리스트는 히틀러 나치 등 독재 권력 행해온 수단이다.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는 권력이 예술을 통제하겠다는 뜻이며 예술을 통제하려고 애썼던 권력은 종말로 이어져왔다.”면서 “지난 이명박 정권 이후 민주주의가 무너져 왔는데, 그 끝이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릇된 권력의 종말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홍모 만화가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 살며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김홍모 만화가는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를 만든 ‘유신독재 잔당 블랙리스트’ 정치인들을 처벌하지 않으면 새로운 세상은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에서 자연주의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류외향 시인은 “우선 분노스럽고, 예술인들을 관리하고 통제하려는 시도에 몹시 자존심이 상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