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8일까지 효제문자도 등 22점 전시

올해 기관 10주년을 맞이한 소암기념관은 제주 미술 문화를 되짚어보는 의미로 제주민화를 선보이고 있다.

민화는 민속에 얽힌 관습적인 그림이나 오랜 역사를 통해 사회의 요구에 따라 같은 주제를 되풀이하여 그린 생활화를 말한다. 사람들이 복 받으면서 장수를 기원하거나, 신앙과 생활 주변을 아름답게 꾸미고자 하는 마음을 보여주는 사회 문화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소암기념관은 지난 25일부터 오는 7월 18일까지  ‘일상의 예술, 제주민화’전을 개최하고 있다. 전시 작품들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과 제주대학교박물관의 소장품들과 함께 현재 민화를 그리는 루씨쏜 작가와 오기영 작가의 작품 등 22점이 전시되고 있다.

제주의 민화는 제주의 자연환경과 산물(産物), 일상에서 사용되는 물건들이 그려져 다른 지역과는 다른 톡특함과 차별성을 보여준다. 단순하고 도식적이며, 형태의 외곽선을 강하게 처리해 주제를 부각시키는 방법 등 제주민화의 독창성은 현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그림으로서의 경쟁력까지 갖췄다.

제주민화 중 많이 남아 있는 것은 효제문자도(孝悌文字圖)이다. 이번 전시에서도 다양한 효제문자도를 감상할 수 있다. 

소암기념관 고현아 학예연구사는 “제주의 민화는 구도와 색채, 사물의 형태와 여백 처리 방법 등이 시기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는데, 유교문화를 동경하였던 사람들의 요구와 자연스레 예의범절을 가르치는 교화의 목적까지 더해져 제주의 문자도는 대중에게 많은 인기를 얻었다”고 전했다.

문자도는 수호개념을 나타내는 용, 호랑이, 거북 등의 상징적인 문자그림, 부귀, 자손번창, 수복강령을 기원하는 문자그림, ‘효제충신예의염치(孝悌忠信禮義廉恥)’라는 글자를 그림으로 접목한 효제문자도 등이 있다.

효제문자도는 타 지방에서 시작돼 제주로 건너와 형식이 간략화되고 문자의 획마다 휘(단청에서 문양과 문양 사이에 공간을 잇는 삼색 띠를 말한다) 장식되는 등 제주만의 특징을 보인다. 문자도는 3단 구조로 제작되는데, 상하단부는 주로 장식으로, 중앙부분이 주요 글자그림으로 채워진다. 제주에서는 상하단부에 제주에서 흔히 볼수 있는 꿩 등을 많이 그려 넣었다.

고 학예연구사는 “제주의 민화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면서 “대체로 근대 이후 작품들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중의 미술, 속된 그림으로 치부되던 민화가 이제는 미술시장의 다양한 요구를 받아들이며 성장하고 있는데, 이는 현대 대중들이 선호하는 디자인과 요구를 옛 민화들이 먼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 학예연구사는 “변화되어가는 민화의 새로운 방향 제시와 제주 민화의 명맥을 이으며 현대 민화로의 도약을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면서 “시대를 초월한 제주민화에 빠져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암기념관은 제주민화전과 함께 민화 작가인 루씨쏜 작가(6월 2·9일)와 오기영 작가(7월 5일)와 함께하는 민화그리기 체험행사도 마련했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문의)(064-760-3511)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