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읍주민이 직접 기획하고 연출한 축제
전통문화체험 혼례재현 등 볼거리 풍성
3일 오전 서귀포시 표선면에 위치한 정의현성의 600년을 기념한 제29회 성읍민속마을 전통민속재현축제가 성읍민속마을 일대에서 행사관계자와 주민들의 참여로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축제는 3~5일까지 3일간 진행되며, 도축문화를 재현하는 것으로 축제의 시작을 알렸고, 오후에는 전통혼례 재현, 민속문화 재현 공연 리허설, 표선 문화예술 틔움 예술제가 진행됐다.
축제장 일각에는 마을회 주민들로 이뤄진 전통음식 부스가 마련돼 빙떡, 돌래떡, 상외떡 등 전통떡 시식과 판매가 이어졌다.
현장에서 즉석으로 빙떡을 솥뚜껑에 부치고 있던 조병출(87), 강춘자(86) 할머니는 "빙떡 반죽은 메밀가루, 계란, 참기름, 소금이 들어가는데, 국자로 떴을때 줄줄 흘러내리는 묽기로 반죽을 해 덩어리 지지 않게 잘 섞어야 한다"라며 "반죽을 한국자 떠서 국자 끝으로 동그랗고 얇게 펴 부쳐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빙떡에 들어가는 무채 나물은 무를 먼저 채를 쳐 삶아내고 꾹 짜서 준비하고, 파 썰어넣고, 소금 간하고, 참기름을 놔야 한다"라며 "빙떡은 옛날 제사때나 명절에 만들어 먹고, 남의 집 제사때 가져갈 거 없으면 이거 만들어 가져갔다"고 회상했다.
축제장의 맞은편 부스에서는 성읍민속마을 내 있는 젠단청, 활터, 도자기, 제주어, 놀이, 염색 공방에서 짝을 이뤄 부스별 행사와 판매가 진행됐다. 젠단청이라는 부스를 운영중인 정미나(43) 대표는 "오늘 부스도 준비하고 체험행사도 하고 있지만, 이번 행사를 맞이해 표선 면내 초등학교에 공방체험 등과 관련한 공문을 보내서 아이들을 초청해 수업을 진행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라며 "작년에 이어 축제에 참여하고 있는데 작년은 코로나 여파도 있고해서 조금 준비가 미비했고 하루 1일만 했는데, 올해는 600주년이 되니까 600주년을 맞이해 더 크게 행사를 해서 참여하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축제장 다른 쪽에서는 오메기술, 고소리술, 골감주 등 전통주 시음과 판매가 진행됐다. 특히 골감주 시음과 판매 부스를 운영중인 전통음식보존연구회 현은주 회장은 "골감주는 술이 아니라 차조밥하고 엿기름을 섞어 6시간을 고아서 만드는 쉰다리 같은 전통음료"라며 "몇 년에 한번 먹는 것으로 귀한 손님들 왔을 때, 큰 제사 때, 오늘같이 성읍 정의현성 600주년 같은 큰 잔치가 있을때 먹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2시부터 행사장 중앙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실제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부부가 사전 신청을 통해 신랑과 신부로 분장해 전통혼례 재현을 통해 특별한 화촉을 밝혔다.
첫 번째 부부인 신랑 고귀한(35) 씨와 신부 김민진(32) 씨는 제주시에 살고 있는 결혼 4년차 신혼부부다. 전통혼례재현 행사후 고귀한 씨는 "한복을 입고 같은 자세로 팔을 계속 들고 가슴에 모으고 들고 있다 보니까 생각보다 팔이 아팠다"라며 "좀 더웠는데 말도 타보고 새로운 경험을 해서 좋았다"고 전했다. 김민진 씨는 "평소 전통혼례에 대한 로망이 있어 이번 기회에 참여하게 됐다"며 "처음에 한복입고 분장하는데 날도 너무 덥기도 하고 허리도 아프고, 많은 사람들 앞이라 민망했는데 4년만에 리마인드 웨딩을 한 거라 새출발 하는 기분도 들고 너무 잘한 거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600년의 역사 일천년의 미래’란 주제로 성읍1리마을회와 사단법인 성읍민속마을보존회가 주최·주관했다.
행사를 주최한 성읍1리 김철홍 이장은 “우리 마을 주민들의 특색은 주민들이 열의를 가지고 성읍민속마을 전통민속 재현축제의 기획에서 연출까지 우리 주민들이 전부 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고, 자부심이 있다. 우리 마을에 8개의 반이 있는데, 그 8개 반에서 한 종목씩 매해 책임지고 운영한다. 올해는 성읍 정의현성의 6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기 때문에 3일간의 행사를 기획했고, 그 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제주목사 순력행차인데 약 200여명의 주민이 1.5Km를 행차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4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되는 '제주목사 순력행차'는 과거 제주목사의 시찰 행렬이 정의현성에 도착한 것을 재현하는 것으로 취타대의 연주와 군사들과 아전들이 제주목사를 호위하는 모습이 재현돼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오는 5일까지 이어질 축제에는 미스터트롯 가수 '박서진'과 트로트 가수 '요요미'의 축하공연을 비롯해 경연대회와 민속공연, 정의현성 600주년 기념 컨퍼런스 등이 마련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