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ㆍ안덕 지역 단 1곳 뿐
서귀포시서부보건소, 추가 운영
공중보건의 배치 기간 한정
영유아건강검진 기관이 1곳뿐인 지역에서 지역 보건소가 영유아 검진에 나섰다.
대정, 안덕 지역을 관할하는 서귀포시 서부보건소는 올해 4월부터 기초생활수급권자, 차상위계층, 다문화가정 중 만 6세 미만 영유아를 대상으로 영유아 검진을 운영한다.
지난 2일, 서부보건소에서는 19개월 된 다문화가정의 영유아가 보호자와 함께 보건소를 방문해 신체계측, 문진 및 진찰, 발달평가 상담 등 영유아건강검진을 실시했다.
서부보건소는 올해 4월부터 내년 3월까지 영유아건겅검진을 실시한다. 현재 근무 중인 공중보건의사 배치 기간에만 운영한다. 지난해부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공중보건의로 근무를 시작하면서 검진 기관이 부족한 읍면 지역 영유아들의 건강증진 도모를 위해 제안, 보건소 영유아 검진이 시행됐다.
영유아건강검진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있는 의료 기관에서만 실시할 수 있도록 한정되지 않는다. 의료 기관의 의사가 일정 기간 영유아 검진과 관련된 교육을 수료하고 영유아 검진을 위한 기본 시설을 갖추면 검진을 실시할 수 있다. ‘의원’이나 ‘가정의학과’ 등에서도 영유아 검진이 가능한 이유다.
서부보건소에서는 공중보건의의 제안으로 영유아 검진을 시행하고자 영아용 신장계 및 체중계, (그림 및 숫자) 시력검사표, 발달선별검사 도구 등을 구비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검진 기관 2024년 기준 현황에 따르면 도내 영유아 검진 기관은 서귀포시 13개, 제주시 38개이다. 서귀포 관내 읍면동별 병원 현황을 살펴보면 △대정읍 1곳 △표선면 1곳 △강정동 2곳 △동홍동 1곳 △서호동 1곳 △서귀동 6곳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2024년 서부보건소가 추가 됐다.
2023년 기준 서귀포시 0세~6세까지 인구는 총 7469명으로 대정 877명, 안덕 447명, 성산 423명, 표선 392명, 남원 532명, 구시가지권역(송산·정방·중앙·천지·효돈·영천·동홍·서홍) 2384명, 신시가지권역(대륜·대천·중문·예래) 2414명이다.
영유아들의 나이를 물어볼 때는 ‘몇 세’가 아닌 ‘몇 개월’인지를 물어본다. 신생아에서 유아로 성장하는 시기 1개월의 성장 발달 단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시기별로 아기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지 1차 검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영유아건강검진’ 제도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영유아건강검진’이란 영유아의 건강증진을 도모하고 건강한 미래 인적자본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국민건강보험법’ 및 ‘의료급여법’에 따라 6세 미만(생후 14일~71개월) 영유아를 대상으로 월령별로 총 8회에 걸쳐 본인 부담 비용 없이 건강검진을 받는다. 영유아 월령에 적합한 건강검진 프로그램으로 영유아의 성장, 발달 사항을 추적 관리하고 보호자에게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어린이는 6세 이전에 신체와 두뇌의 80%가 완성되며, 이 시기의 질환이나 성장, 발달 이상은 평생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예방과 조기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유아의 성장, 발달 사항을 월령에 따라 추적 관리하는 건강검진을 통해 발달 지연, 과체중 등 성장 이상과 발달 이상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고 조기 치료 할 경우 완치율이 높아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서부보건소에서 지난해 4월부터 근무를 시작한 최영두 공중보건의사(34세,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특히 언어 소통이 잘되지 않는 다문화가정 영유아들의 건강검진에 관심을 두었다.
공중보건의로 첫 근무를 시작한 성산보건지소에서 소아 예방접종을 위해 보건소를 방문한 다문화가정의 만 3세 영유아를 만나면서 영유아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됐다. 해당 유아는 다문화가정 아이로 양육자가 한국어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아이가 그저 언어가 느린 것으로만 인식하고 언어치료를 받고 있던 상황으로, 그가 진단한 결과 자폐 증상이 의심되었던 경우이다.
최영두 공중보건의는 “영유아 검진을 통해 발달 및 질환을 조기 발견해 빠른 개입을 통한 치료로 예후가 달라진다. 특히 자폐의 경우 2세 때도 조기 진단이 되기도 하는데, 언어, 인지, 감각 통합이 느릴 경우 발견이 늦으면 예후가 좋지 않다”며 “언어가 느리면 나머지 발달 영역인 사회성, 인지 등 다 영향을 받게 된다. 소아 예방접종을 위해 보건소를 방문하는 취약계층이나 다문화가정의 영유아들이 영유아 검진까지 받을 수 있다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