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 년 만에 6‧25 전쟁 참전 공로를 인정받아 유족에게 무공훈장이 전수됐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6‧25 전쟁에 참전했던 호국영웅인 고(故) 김만원 상사와 고(故) 김동주 병장의 공로가 70여 년 만에 세상에 알려졌다.
육군본부 6‧25무공훈장 찾아주기 조사단과 서귀포시 등에 따르면 서귀포시는 오는 5일 서귀포시청 문화강좌실에서 6‧25 참전 호국영웅인 고 김만원 상사와 고 김동주 병장의 유족에게 무공훈장을 전달한다.
무공훈장은 육군본부가 전수하지만, 관련법에 따라 지자체장이 수여식을 개최할 수 있어 서귀포시가 무공훈장 전수식을 개최해 고 김만원 상사, 고 김동주 병장의 유족에게 무공훈장을 전달하는 것이다.
국방부는 6·25 전쟁 당시 훈장 수여가 결정됐지만, 여러 가지 사정과 상황 등으로 훈장을 받지 못한 무공수훈자 또는 유가족에게 훈장을 전달하기 위해 육군본부에 ‘6·25 무공훈장 찾아주기 조사단’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무공훈장 찾아주기 조사단 등에 따르면 고 김만원 상사는 1947년 3월에 입대해 육군 원호대 소속으로 복무하며 1951년 6월에 제대했다.
고 김동주 병장은 1950년 9월에 입대해 71통신가설대대 소속으로 1956년 6월에 제대했다.
한국전쟁 당시 세운 공을 인정받아 고 김만원 상사는 금성화랑 무공훈장을, 고 김동주 병장은 무성화랑 무공훈장 수여자로 결정됐지만, 당시 여러 가지 사정 등으로 훈장을 받지 못했다.
최근 국방부가 ‘6‧25전쟁 무공훈장 찾아주기 사업’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훈장이 늦게나마 유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서귀포신문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목숨까지 내던질 각오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나섰던 호국영웅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고 김동주 병장의 아들, 김봉만씨(68)를 만났다.
김봉만씨는 “아버지는 당시 누구나 그랬듯이 가난으로 학교에 다니지 못해 자기 이름 석자도 겨우 쓸 정도였다”며 “배우지는 못했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셨던 아버지는 경상남도 밀양 삼랑진 어딘가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통신 기술을 익혀 통신병으로 군대 생활을 5년여간 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제대 이후 안덕면 사계리에서 농사를 지으며 평생을 사계리에서 삶을 이어가셨던 아버지는 16년 전인 78세의 일기로 이생에서의 삶을 마감하셨다”며 “아버지는 젊은 시절 안덕면에서 예비군 부중대장으로 해안초소 근무도 했었다”고 회상했다.
김봉만씨는 “아버지가 결혼할 때 군대에서 받았다고 했던 놋그릇에는 ‘단기 몇 년’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놋그릇과 아버지의 군 시절 사진도 한 장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가 없다”며 “돌아가신 아버지께 무공훈장을 전수한다는 연락을 받고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받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마음이 우선 들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밀양 삼랑진 어디인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군대 생활을 했던 곳에 한번 가봤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늘 하셨다”라며 “당시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아버지를 모시고 가질 못한 것이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김봉만씨는 “지금이라도 아버지가 가족과 이웃, 나라를 지키기 위해 나섰던 희생과 열정을 인정받게 돼 다행”이라며 “아버지의 명예가 후대 세대에도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