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농기원, 감귤 신품종 육종...가을향 등 6개 품종 농가 보급
양철준 연구사 "수익 없이 실증 재배 나선 농가들 열정에 감사"

지난달 27일 가을향 연구 시설하우스에서 제주도농업기술원 양철준 지방농업연구사가 가을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가을향 수확 전 모습이고 가운데는 수확 후 모습니다. 그래픽=최정화.
지난달 27일 가을향 연구 시설하우스에서 제주도농업기술원 양철준 지방농업연구사가 가을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가을향 수확 전 모습이고 가운데는 수확 후 모습니다. 그래픽=최정화.

2023년산 제주 감귤 가격이 27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1997년 감귤가격 조사 이후 당 도매가격이 2000원대를 넘어선 것이다

당 감귤 평균 가격은 20211731, 20221862원으로 소폭 상승했다가 202312월 기준 2344원으로 크게 올랐다

제주 감귤 조수입을 살펴보면 2021년산은 1271억원으로 사상 첫 1조원 시대를 열었다이어 2022년산은 조수입 1418억원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 1조를 돌파했다

2023년산은 최고가 기록을 형성하면서 조수입도 12000억원대를 기대, 지역 감귤 농가의 보람도 더 커지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원장 고상환, 이하 도농기원)은 제주의 생명 산업으로 우뚝 선 감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비자와 재배 농가가 모두 만족하는 신품종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1997년 감귤 돌연변이 육종 추진을 시작으로 2011년 감귤 육종 센터를 설립한 후 지난해까지 가을향, 달코미, 설향, 우리향, 맛나봉, 레드스타 등 만감류 6개 품종을 개발했다2030년까지 5개 신품종을 추가로 육성할 계획이다.

현재 농기원은 감귤 유전자원 529종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귀포신문은 앞으로 제주인들의 삶을 지탱하고 성장할 제주농업기술원 육성 6개 품종을 가을향, 달코미, 설향, 우리향, 맛나봉, 레드스타 순으로 6차례에 걸쳐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열매 달린 가을향 모습.

황금향×레드향교배 만감류 가을향

도농기원은 2011~12년 황금향과 레드향을 교배해 종자를 획득, 파종했다.

2013~15년 실생을 온주밀감에 고접해 열매 특성을 조사했다.

수세는 다소 약하고 가시는 거의 없었지만 꽃이 많이 피는 특징이 있고 생리낙과율이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수확은 11월 하순부터 12월 상순쯤으로 예측됐다.

더구나 가을향은 과피(껍질)보다 과육이 먼저 익는 과육선숙형품종으로 과실 무게는 200g 내외, 당도는 13.5브릭스, 산함량은 0.8%로 연구됐다.

황금향과 품질 비교를 하면 횡경은 거의 비슷하거나 조금 작고, 과중은 20g 이상 적었다. 과피 두께는 0.2컸고 당도는 2.2브릭스 높고, 산함량은 0.4% 이상 적었다.

착과 특성을 보면 황금향은 유엽과 65.8%, 직과 25.1%인 반면, 가을향은 유엽과 93.9%로 결과지별 착과 형태 비율이 달랐다.

가을향은 직화 및 총상화로 꽃이 많이 피지만 대부분 낙과돼 유엽과에 착과한다는 특징을 보였다.

껍질 벗기기 정도는 황금향보다 매우 수월했지만 수량은 평당 약 3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생육 단계별 모습은 3월 중순 발아기, 4월 중순 백화기, 4월 하순 만개기, 5~6월 생리낙과기, 6월 하순 낙과 종료 및 과실 비대기, 8월 중하순 과실 비대기, 10월 중하순 착색 개시기, 11월 하순 성숙기로 나타났다.

2016년에 1차 선발에 이어 2018년 최종 선발에 이어지는 시험 재배 기간을 거쳐 같은 해 품종명 가을향으로 품종보호 출원을 했다.

가을향의 의미는 가을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만감류를 뜻한다.

도농기원은 감귤 교배 육종을 추진한 지 10년 만인 2021년 품종보호 등록(8644)을 했다.

지난달 27일 가을향 연구 시설하우스에서 제주도농업기술원 양철준 지방농업연구사가 가을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실증 재배 농가 올해 첫 결실 기대

지난달 27일 가을향을 연구하는 시설하우스에서 도농기원 과수연구과 감귤연구팀 양철준 지방농업연구사를 만났다.

양철준 연구사는 신품종 감귤 재배기술 연구와 신품종 감귤 농가실증 및 관리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양 연구사는 도농기원은 감귤 유전자원 529종을 보유하고 있고 이들에 대한 품질, 기능성, 병 저항성 등을 조사하고 신품종 개발에 필요한 핵심 집단을 구축해 감귤 육종의 기반을 마련한 상태라며 다만, 연간 1~2만개의 꽃을 교배해 신품종 개발에 활용하는 데 특성 검정, 최종 선발 등 1개의 신품종을 개발하는 데에는 최소한 10여 년의 긴 시간이 걸린다라고 쉽지 않은 개발 과정을 전했다.

특히 양 연구사는 도농기원이 개발한 신품종 가을향을 실증 재배한 농가가 올해 첫 결실을 본다라며 “2022년부터 도내 42농가(8.2ha)가 가을향 실증 재배를 했는데 수익도 없이 실패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실증에 참여한 농가의 열정에 감사를 드린다라고 첫 결실에 대한 공을 실증 농가에 돌렸다.

이어 양 연구사는 가을향의 핵심 재배 기술은 정지전정이라며 결과모지에 꽃피는 특성으로 꽃은 유엽화보다 직화로 핀 것이 많은 편인데 유엽화는 주로 봄순에서 발생한다. 약한 결과모지에 발생한 꽃은 수세가 약하면 낙화가 발생한다. 약한 결과모지를 솎아내는 세밀전정, 강한 결과모지는 끝부분을 절단해 결과모지 단위에서 발생하는 생리낙과를 줄여야 한다라고 재배 기술을 설명했다.

유목일 때는 토양이 과습하거나 배수가 불량하면 잔뿌리가 썩어 생육이 불량해질 수 있다라며 생리낙과 종료기인 7월부터 8월까지는 충분히 관수해 초기 비대를 시켜주고 9월부터는 절수해 산함량이 너무 낮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신품종 감귤 묘목을 구입하고 싶은 농업인은 농업기슬원 홈페이지(https://agri.jeju.go. kr/agri/index.htm)에서 묘목 생산 업체를 확인하고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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