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의 대안을 꿈꾸는 대안학교
2021년 문 열어…전교생 20명
교사 대신 총괄 디텍터가 도움
아이들이 결정·운영하는 교육

성산읍 삼달리 별꼴학교 전경
성산읍 삼달리 별꼴학교 전경

고즈넉한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 마을 한편에서 교육의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대안의 대안을 꿈꾸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별꼴학교라는 특별한 이름의 대안교육 기관이다.

별꼴학교는 지난 2021년 문을 연 신생 학교다. 우리나라의 1세대 대안 교육자인 양희창 전 산청간디학교 교장과 그의 제자였던 이영석 총괄 디렉터가 뜻을 모아 설립했다.

기존 대안학교의 가치와 방향보다 한발 더 나아가는 학교를 만들고 싶었던 이들의 의지와 총괄 디렉터라는 직함이 말해주듯 별꼴학교에는 교사가 없다. 교사 대신 5명의 디렉터가 아이들의 생활을 지켜보며 방향을 제시하고 도움을 줄 뿐이다. 영어 공부를 잘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영어를 하고 싶은 마음이 스스로 생기도록 이끌어내는 역할이다.

별꼴학교의 일상은 매일 오전 730, 20명의 학생이 눈을 뜨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기숙사에서 나와 요가를 하며 몸을 깨운 뒤 8시부터 학교가 위치한 삼달리 마을을 걷거나 뛰며 플로깅을 한다.

그 후, 파티(Party)라고 부르는 자체 회의로 본격적인 일과가 이루어진다. 프로그램은 인문학, 영어, 독서, 밴드연주 등 다양한 활동을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운영한다.

일반 학교의 중1에서 고2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아이들은 넓은 테이블에 둘러 모여 오늘은 무엇을 할지, 어디를 가볼 것인지에 대해 토론하며 결정한다. 정해진 기상 시간이 있지만 토론을 통해 새로 온 인턴 디렉터와 함께 새벽 일찍 성산일출봉 등반 일정을 즉흥적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아이들은 식사와 빨래 같은 일상도 스스로 해결한다. 기숙사 건물과 마당을 공유하는 생활동에서 식사 당번이 하루 세 끼의 식사를 요리해 낸다. 자기가 먹을 밥상을 스스로 차리는 것이 학교에서 공부보다 훨씬 중요하고 가치 있다는 학교의 철학 때문이다.

아이들은 두 달에 한 번 45일의 가정학습을 떠난다. 각자의 가정으로 며칠 동안 돌아가 부모를 만나는 시간이다. 이 기간과 매주 일요일 오전을 제외하고는 휴대폰 사용은 금지된다.

하지만 이런 학교생활을 힘들어하는 아이들은 없어 보인다. 1년제 기숙학교로 알려졌지만 1년만 다니고 학교를 떠나는 아이는 0명에 수렴한다.

이영석 별꼴학교 총괄디렉터
이영석 별꼴학교 총괄디렉터

이에 이영석 총괄디렉터는 학생 수를 20명 내외로 유지하고 있는데 결원이 생기지 않아 입학문의가 와도 상담 정도만 가능할 뿐 현재 입학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솔직히 입학문의 때문에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고 전했다.

또한, 별꼴학교에서는 1년에 2, 2개월씩 해외 이동학습을 떠난다.

이 해외 이동학습은 일반적인 해외 수학여행과는 방식을 달리한다. “해외여행이 아닌 이동학습이다. 교과서에 중앙아시아 고려인에 대한 설명이 있다면 고려인은 그저 문자로만 존재할 뿐이다. 하지만 별꼴 아이들은 직접 고려인을 만나 질문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고려인이라는 존재를 직접 느끼고 마주한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한 학기 동안 학교에서 익히고 느낀 것을 완성하는 단계라는 것이다.

별꼴학교에 재학 중인 16세 김상윤 학생은 매주 화요일은 오름이나 바다에 나가는 자연시간이다. 가까이 갈 수 있는 곳에 자연이 아름답고 좋은 것이 큰 장점이다. 옆집 할머니가 학교 화단도 관리해 주시고 마을 삼춘들하고 친하게 지내는 것이 좋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별꼴학교 김상윤 재학생
별꼴학교 김상윤 재학생

국제학교와 IB과정, 공교육이 각자의 방식대로 어우러진 서귀포의 교육시스템에서 이영석 총괄 디렉터의 설명대로 학교지만 학교에서 하는 일은 하지 않는이들의 도전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눈길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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