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부터 시작하는 이중언어교육
다문화 가족 대상 프로그램 운영
베트남어·중국어 기반 이중언어
인식 개선 교육에서 통합교육으로
“왜 아기에게 책을 읽어줘야 할까요?”
10월 10일 법정기념일인 임산부의 날을 맞아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엄마 나라의 말, 태교 놀이터’ 교육 현장을 찾았다.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인 김현주 이중언어코치는 지난 2일 오후 1시 30분 서귀포시가족센터(센터장 이상구) 이중언어교육실에서 임산부 및 예비 부모 4명이 참여한 ‘엄마 나라의 말, 태교 놀이터’ 수업을 진행했다.
초보 엄마의 이중언어 태교 배우기로 진행되는 이번 수업은 태교를 위한 책 읽기의 필요성, 읽는 방법, 읽어주기 실습 등으로 진행됐다. 강사는 한국어로 그리고 같은 문장을 다시 베트남어로 전달하며 2시간의 수업을 이끌었다.
이 수업을 통해 태교부터 출산까지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 생활에서 필요한 전반적인 멘토링을 한다.
수업에 참여한 결혼이주여성들은 대부분 20대 초중반의 나이로 결혼 후 한국에 오자마자 언어 소통도 어려운데 낯선 나라, 문화, 환경 속에서 초보 엄마까지 됐다.
베트남인 김현주 강사는 한국에 정착한 지 12년이 지났다. 초등학교 5학년과 3학년 두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상황의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조언을 한다.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 차이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가족 간 좋은 유대관계를 맺는 방법, 부모 교육, 상호 작용 방법 등 선배로서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들을 전한다.
김 강사는 태교 교실을 통해 “엄마가 기분이 좋고, 마음이 편해야 한다. 그래야 아기한테 사랑을 줄 수 있다”며 “한국어와 베트남어를 같이 해라. 이중언어를 써서 태아 때부터 상호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에서 아이들이 두 언어를 자연스럽게 접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참여자 응웬티리엣씨는 임신 5개월 차로 “뱃속 아기와 어떻게 대화할 수 있는지 방법을 배우고, 책 읽기 하는 방법을 배워서 좋다.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첫 임신을 한 것이라, 나중에 어떻게 아기를 키울 수 있는지도 배우고 싶다”라고 말했다.
웬티응옥득씨는 예비 부모로 “수업의 내용이 진짜 필요하다고 느낀다. 아기 때부터 이중언어가 가능하게 노력하고 나중에 아기를 낳은 후 아기를 이중언어로 키우는 방법 등 진짜 육아에 필요한 정보도 얻을 수 있는 교육을 더 받고 싶다”라고 말했다.
부이안뚜엣씨는 둘째 출산을 준비하고 있다. “첫째를 임신했을 때 이런 교육이 없어서 첫째 아기한테는 태교를 잘 못했는데, 이번 교육으로 잘 배워서 둘째 아기한테는 태아부터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제주도교육청의 자료에 따르면, 이주배경학생은 2016년 1190명에서 2024년 3332명으로 약 3배 증가했다. 저출산으로 학령 인구는 줄어들고 있지만, 다문화가정 학생의 비율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이중언어 교육은 글로벌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도구가 된다.
서귀포시가족센터는 서귀포시의 위탁으로 지난 9월부터 오는 11월까지 지역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이중언어 부모·가족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문화가족 자녀가 가정 내에서 자연스럽게 두 언어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부모와 자녀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정서적 유대감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가족이 함께하는 접고 말하는 이중언어 종이 놀이터, 임신 및 출산을 앞둔 예비 부모를 위한 태교 교실, 부모의 모국어를 배우는 언어 교실, 한국어의 전래동화를 부모의 모국어로 번역해 동화책을 통한 이중언어 습득 등 베트남어와 중국어를 기반으로 하는 총 6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은하 서귀포시가족센터 사무국장은 “이중언어의 중요성은 계속 대두되고 있다. 이제는 결혼이주여성이 모국어 사용을 못 하게 했던 가정 내, 사회 분위기가 변화하면서 여러 기관에서 이중언어 지원 정책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라며, “우리 센터에서도 그동안 다문화 소개와 체험 등 인식 개선 정도의 교육을 지원했는데, 앞으로 학교에서 통합교육으로 이중언어 교육이 확대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